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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최소주의행정학
얼마 전 미얀마(Myanmar)에 출장을 다녀왔다. 양곤(Yangon)에 며칠 머물면서 짬을 내어 전통시장과 차이나타운을 둘러봤다. 21층 호텔방에서 맞은 아침은 감동이었다. 발 아래로 미얀마(버어마)의 상징이자 자랑이라는 쉐다곤탑(Shwedagon Pagoda)이 서 있고 멀리 흐르는 양곤 강에 배가 오가고 있었다. 저녁 무렵 시뻘건 해가 넘어가면서 무심한 강물이 만나는 두물길에 그려놓은 풍경화는 인상에 깊이 남았다. 호텔에서 바라본 양곤은 정말 아름다웠다. 다정한 남매와 저녁을 먹다 호텔에서 짐을 풀었을 때 2년 전에 졸업한 제자가 편지를 보내왔다. 여자친구와 만달레이(Mandalay) 공항에 가서 한참을 기다렸는데 나를 찾지 못했다고 했다. 행여 부담을 줄까 저어하여 일절 방문소식을 알리지 않았는데..
바야흐로 적폐세력의 반격이다. 문정권이 북한에 쌀을 퍼줘서 쌀값이 올랐다느니 하는 날조기사가 날이 갈수록 극성이다. 특히 유투비(YouTube)를 통하여 배포되고 재생산되는 날조기사는 자정능력을 갖추지 못한 우리 사회에서 위력을 더하고 있다. 급기야 김태우 특별감찰반원의 폭로는 어처구니없는 운영위원회로 이어졌고,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동영상은 여의도를 흔들고 있다. 사실이 무엇인지를 따지기도 전에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과 직권남용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어쨋든 문재인 정권이 한 짓은 이명박근혜 정권과 다를 바 없다는 얘기다. 홀로 깨끗한 척 고상한 척 하면서 또 다른 적폐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수구냉전세력은 문재인 정권을 흔들어 대다가 여차하면 끌어내릴 꿈에 부풀어 있는 듯하다. 열 번 찍어 안넘어가는..
선동렬 국가대표 야구감독이 11월 14일 전임감독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국가대표 야구선수단의 명예회복, 국가대표 야구 감독으로서의 자존심 회복,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영예 회복”을 위해서라고 했다. 선감독은 올해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선발과정에서 일부 선수에게 병역면제 특혜를 주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일부 야구팬들은 분노했고 비난을 쏟았냈다. 심지어는 야구대표팀이 은메달을 따길 바란다며 조롱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야구 대표팀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의혹과 비난은 잦아들지 않았다. 급기야 선감독은 지난 달 10일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불려나가 아닌 밤중에 홍두깨로 호통을 듣고 굴욕을 당했다. 23일 국정감사에 출석한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 총재는 야구대표팀 전임감독이 필요하지 않으며, 선감독이 경..
지난해 어느 날 아버지께서 인쇄된 종이 한 장을 불쑥 내미셨다. 도올 김용옥 선생이 쓴 글이라며 읽어보라고 하셨다. 평소에 볼 수 없던 일이었다. 게다가 박근혜 탄핵을 못마땅하게 생각하시던 아버지여서 의아했다. “도울 김용욱”이라고라? 첫 문장을 읽자마자 나도 모르게 “이게 뭐야?”라고 내뱉었다. 김용옥 선생의 문장은 고사하고 잘 봐줘도 까까머리 중학생 수준이었다. 두서없는 문단 구성과 유치한 단어 선택이 딱 그러했다. 논리도 없이 박근혜씨 탄핵을 비난하는 내용은 가관이었다. 아버지의 의도가 읽혔다. 봐라, 박근혜를 비난하고 문재인을 지지했던 도올마저 이렇게 돌아섰으니 참으로 고소하다... 나는 바로 “이거 도올 선생님 글이 아니예요”라면서 어디서 받아왔는지를 여쭈었다. 우물쭈물하시는 동안 나는 다시 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1년이 넘었다. 그동안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와 적폐 청산을 기치로 숨가쁘게 달려왔다. 올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어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두 전직 대통령이 구속기소되고 적폐세력들이 줄줄이 검찰조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상황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힘겨운 “여름나기”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지만 실업률은 2014년 이후 3%대에 머물다가 올해 4%대로 올라섰고, 특히 청년실업률은 9%대에서 얼마 전 10.5%를 찍었다(연합뉴스. 2018.6.15). 이른바 “취업절벽,” “결혼절벽,” “출산절벽” 등은 벼랑끝에 내몰린 우리의 자화상이다. 소득주도성장정책의 일환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정해졌으나, 한쪽에선 가파르게(1..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최소한을 의식주라고 한다. 왜 살 곳이 입을 것과 먹을 거리 다음에 오는 것일까? 아마도 긴 시간이 필요하고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리라. 한국에서 아파트집(apartment)은 흔히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니라 “사는 것”이라고 한다. 부와 탐욕을 상징한다. 서울 강남의 웬만한 아파트집(흔히 “아파트”로 통용되는)은 25-30평형 기준으로 보통 15억원을 넘는다. 이런 아파트 한 채를 장만하기 위해 서민들은 허리를 졸라매고 수십 년 동안 월급을 모아야 한다. 강남 아파트 불패신화는 요즘 서울 전역으로 파고 들어 문재인 정부를 옥죄고 있다. 식구가 늘면서 지난 해부터 집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 산너머에 경관이 뛰어난 아파트 단지가 공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