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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가치와 길6

탁구혼합복식 동메달들의 발칙한 행각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효자종목이라는 태권도와 양궁 뿐만 아니라 수영에서도 김우빈 선수가 놀라운 기량을 펼쳤다. 축구와 야구 모두 대회 연속으로 우승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에 무심했던 나의 주목을 끈 것은 탁구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따낸 장우진·전지희와 임종훈·신유빈이었다. 국내외로 어수선하고 우울한 일들이 벌어지는 와중에 내린 청량한 단비랄까? 동메달들의 발칙한 행각이 사랑스럽다 우연히 지난 9월 30일에 열린 이들의 시상식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나는 탁구를 즐기는 편이 아니어서 이들을 보고도 누군지 알지 못했다. 단지 언론 보도로 신유빈이란 이름 석자는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들의 발칙한 행각에 처음엔 얼떨떨 하더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고였다. 먼저 장우진·전지희 .. 2023. 10. 25.
재난지원금이 아니라 방역사례금이다 정부가 지난 달 24일 국무회의에서 제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확정했다. COVID-19와 관련한 재난지원금과 소상공인 보상금이 포함되었다. 이른바 “국민지원금”은 맞벌이와 1인가구를 포함하여 소득수준 8할 이하에게 1인당 25만원씩 지급하고, 저소득층에게 10만원을 추가로 지급한다. “소상공인희망복지금”은 방역 조치로 입은 피해에 대하여 최대 2천만 원을 지급하고, 앞으로 발생하는 손실을 보상한다. 늦었지만 결론을 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보편과 선별이 아니라 목적을 물어야 한다 나는 정치권이 보편이니 선별이니를 두고 실랑이를 벌이는 것이 못마땅하다. 목적에 따라 방법을 달리하면 되는 일인데, 목적은 따지지 않고 방법을 두고 옥신각신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길어진 방역으로 지치고 배고픈 민생을 달래기보다는.. 2021. 8. 4.
방위비분담금 협상과 한미동맹의 민낯 미국 트럼프 정부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으로 50억 달러(6조 원)를 요구하였다. 지난 2월에 어렵게 합의된 9억 2천만 달러(1조 원)에 비하면 황당한 금액이다. 말이 증액이지 일방적인 협박이다. 외교력이 아닌 군사력을 앞세운 힘자랑이다. 정치인의 협상이 아닌 트럼프의 입에서 시작된 장사치의 후려치기다. 적나라한 강자의 폭력이다. 피로 맺었다는 한미동맹의 민낯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과 한미동맹의 민낯 한미동맹은 1951년 군작전통제권을 미국에게 반강제로 빼앗기고 1953년 휴전 직후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면서 출발했다. 북진통일을 자신하던 이승만이 한강철교를 폭파하고 도망간 뒤, 반공포로를 석방하면서까지 미국의 바짓가랑이를 잡은 것이다. 이후 한국군은 미군의 보호를 받으며 안주했고 1994년에서야 겨.. 2020. 9. 27.
미얀마 쉐다곤탑과 우리의 쉐다곤탑 얼마 전 미얀마(Myanmar)에 출장을 다녀왔다. 양곤(Yangon)에 며칠 머물면서 짬을 내어 전통시장과 차이나타운을 둘러봤다. 21층 호텔방에서 맞은 아침은 감동이었다. 발 아래로 미얀마(버어마)의 상징이자 자랑이라는 쉐다곤탑(Shwedagon Pagoda)이 서 있고 멀리 흐르는 양곤 강에 배가 오가고 있었다. 저녁 무렵 시뻘건 해가 넘어가면서 무심한 강물이 만나는 두물길에 그려놓은 풍경화는 인상에 깊이 남았다. 호텔에서 바라본 양곤은 정말 아름다웠다. 다정한 남매와 저녁을 먹다 호텔에서 짐을 풀었을 때 2년 전에 졸업한 제자가 편지를 보내왔다. 여자친구와 만달레이(Mandalay) 공항에 가서 한참을 기다렸는데 나를 찾지 못했다고 했다. 행여 부담을 줄까 저어하여 일절 방문소식을 알리지 않았는데.. 2019. 4. 14.
신화의 신과 역사의 신이 사는 법 지난 6월 20일부터 약 사흘 간 일본 미애三重현 이세伊勢시에 위치한 신궁을 구경했다. 일본을 지켜준다는 천조대어신天照大御神(Amaterasu-Omikami)을 모신 곳으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신도神道의 성지다. 기원 전에 바쳐졌다는 이곳은 내궁인 황대신궁皇大神宮(kotaijingu)과 외궁인 풍수대신궁農受大神宮(Toyokedaijingu)으로 나뉘어져 있다. 매년 수많은 일본인들이 찾고 있다. 길잡이가 신도에 대해 설명해 준다. 일본인들은 모든 동식물과 산과 강에 신이 있다고 믿는다. 그 수만 해도 수백 만에 이른다고 한다. 애니미즘(animism)이다. 심지어는 왕이 죽어도 신이 되는데, 왕실에 관련된 신을 모시는 신사神社를 신궁이라 부른다. 신궁은 20년마다 기존의 건물 옆에 새 건물을 지어 .. 2019. 4. 11.
"죄송합니다"와 올림픽 금메달 정신줄 브라질의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지난 8월 5일부터 21일까지 여름올림픽이 열렸다. 흔히 올림픽을 4년마다 열리는 지구촌 祝典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런 감흥은 예전만 못하다. 언제부터인가 연례행사인 것처럼 그냥 때가 되면 텔레비젼 앞에서 보는 둥 마는 둥 시간을 죽이곤 한다. 왜 똑같은 경기를 지상파 방송사에서 동시에 중계를 하는지 알 수 없다. 우병우와 THAAD 사태를 잊고 박근혜를 더 이상 비난하지 말라는 뜻인가? 박정희 전두환 시절마냥 국민들 모두 애국심으로 무장하고 텔레비젼 앞에 앉아 선수들 응원이나 하라는 뜻일까? 왜 “죄송합니다”인가? 남자 10미터 공기권총 경기에서 5위를 차지한 진종오 선수가 기자회견을 “죄송합니다”로 대신하고 자리를 뜨는 장면이 생각난다. 올림픽을 포함한 세계대회에서 탁월.. 2019. 4.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