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소정 이문영 선생님의 최소주의 행정학, 비폭력, 협력형 민주주의를 밝히고 알리는 곳입니다.
못골

태그목록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천신만고 끝에 나랏일을 맡게 된 이재명씨의 인사가 연일 화재다. 과거에 경험해보지 못한 파격과 신선함이 있다. 사람쓰는 일을 두고 설왕설래하며 시시비비를 따지는 모습이 반갑다. 점괘와 술로 연명하던 정권에서는 아무런 의미없는 짓이었다. 3년 만에 정치가 돌아온 것이다.

이재명이 사람을 데려다 쓰는 법

이재명씨는 인사人事로 말하고 있다. 주술 정권에서 양곡관리법을 “농망법”으로 저주하던 송미령씨를 유임시켰다. 철도기관사로 일하던 민주노총 출신의 김영훈씨를 고용노동장관으로 지명했다. 이명박에게 참패한 정동영씨를 20년 만에 통일부장관으로 불렀다. 코로나19 사령관으로 불렸던 정은경씨는 보건복지부 수장으로 돌아왔다. 소위 친윤검사들로부터 왕따를 당해 온 임은정씨는 서울동부지검 검사장이 되어 가시밭길을 가볍게 헤쳐가게 되었다. 조만간 박정훈 대령과 백해룡 경정도 제 자리로 돌아와 기준을 잡을 것이다.

수구 기회주의자들은 아직도 세상이 바뀐 것을 자기부정하면서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있다. 국무총리로 지명된 김민석씨를 재산 2억원과 과잉학위로 몰아붙이고 있다. 한국의 아름다운 철새 “김민새” 이후 18년 동안 정치야인으로 살았던 그였다. 국회의원으로 돌아온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게다가 기가 막히게 반란을 알아채고 판을 뒤집어 엎었으니 “웬수덩어리”아니겠는가? 이 모든 것이 그들의 셈법에서는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다. 도대체 어느 별에서 온 존재이길래... 차라리 수백억 재산에, 수십억 탈세에, 허위 학위에, 막 살아온 인생이라면 동족이라며 환영했을 것이다. 말을 그렇게 하지만 걸고 넘어질 거리가 없으니 온갖 몽니를 부릴 수밖에. 사실 이재명표 인사가 부러운 것이 반이고 정말 이재명이 잘해서 기어코 일을 낼 것 같은 공포감이 반이다.

방위병 출신 안규백이 군작전을 모른다?

제일 눈에 띈 이는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안규백씨다. 그는 지난 15년 가량 국방위원회에서 일했다. 위원장도 역임했다. 하지만 그는 장교출신도 장군출신도 아니다. 40년전 방위병(보충역) 출신이다. 당연히 군생활도 일천하고 부대를 지휘한 경험도 없다. 그저 대학에서 인문사회를 공부했을 뿐이다.

역시나 수구세력들은 그가 군작전을 잘 모른다느니 군의 사기가 걱정되다느니 시비를 건다. “장관은 방위, 군통수권자는 군면제라니... 군대 한번 자알 굴러가겠다...”라는 비아냥이다. 기레기들이 어딜 가겠는가? 그럼 “합참의장은 계엄사령관도 못찾아 먹는 핫바지, 장관은 고교 선배, 방첩사령관은 고교 후배, 군통수권자는 짝눈 군면제”면 천하무적인가? 이런 최강 진용(사실은 기강이 무너진 당나라 부대)에서 실패하기도 어렵다는 그 쉬운 반란을 말아먹은 까닭은 무엇인가? 군 지식과 경험이 차고 넘치신 육사 장군들은 어찌하여 국회로 쳐들어가서 의원을 끄집어내려 했단 말인가. 대체 육사·육대에서 뭘 배웠길래... 군통수권자라도 제멋대로 계엄을 선포할 수 없음은, 군대가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눌 수 없음은 방위병도 다 아는 상식 아닌가?

안씨가 국방위원으로서 얼마나 많은 군 지식을 쌓았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국방위원회에서 15년이면 군생활 30년 경력보다 중요한 정보를 더 많이 오랫동안 경험했다고 봐야 한다. 군에서 목에 힘주는 장성들도 긴장할 수밖에 없는 국방위원회 아닌가. 별을 오래 달아도 보통 10여년이지, 15년 이상 장성으로 경력을 보낸 자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리 오래 국방위원회를 취재한 기자도 없을 터이다. 서당개 3년이 풍월이면 국방위 15년은 공명孔明의 지략이다. 이럴진대 누가 감히 그의 꾸준함을 비꼴 수 있단 말인가. 한번 방위병은 영원한 방위병인가? 꼴값하는 수구세력의 정신줄이다.

일반 상식을 구현할 의지가 중요하다

군통수권자와 국방장관에게 중요한 것은 주권자의 적(통치자의 적이 아니라)을 어떻게 규정하고 국민의 무력을 언제 어떻게 사용하는가를 합당하게 결정하는 일이다. 총과 대포와 미사일을 어떻게 쏘는지, 병력을 어떻게 관리하고 전개하는지, 전투기와 전함을 어찌 운용하는지, 전쟁물자를 어찌 관리하고 보급하는지는 (장성급) 지휘관의 일이다. 무력을 갈고 닦는 것은 군인의 몫이고 그것을 어찌 사용하는가는 주권자(정치)의 몫이다. 공화국에서 문민통제는 당연한 일이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위기에서 나라를 구하는 영웅이 아니라 주권자가 공감하는 원칙과 상식을 엄정하게 구현할 일반인이다. 방위병이 아니라 군면제자라 한들 무슨 문제인가? 장애인이나 여성이나 30·40대 국방장관이라 한들 무슨 상관인가? 일반 상식과 주권재민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중요할 뿐이다.

해방후 국방장관 절대 다수가 장성출신이지만 불법계엄과 반란에 맞선 자는 단 한명도 없다. 장태완·정병주 등 극소수 장교들이 원칙과 상식을 지키려다 좌절을 맛봐야만 했다. 북진통일을 떠벌리다 부산도 모자라 하와이까지 도망간 이승만(여순 항명, 제주 4.3, 4.19 혁명), 빨갱이 낙인을 지역갈등으로 잠재우고 평생독재를 꿈꿨던 박정희(5.16 반란, 10월 유신, 부마항쟁, 10.26 저격), 권력욕에 눈이 멀어 살인마 낙인을 감수한 전두환(12.12 군사반란, 5.17 내란), 그리고 계엄선포 2시간만에 계몽령이라며 꼬리내리고 지금까지도 질척대는 “윤건희.” 통수권자의 탐욕과 몰상식과 무책임이 부른 비극이었다. 이들에게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 아니었다. 자신과 마누라에게 항거하는 자는 누구든 적일 뿐이다. 군대와 경호원들을 당연하다는 듯 사병과 호위무사로 써먹고 내버렸다. 지식과 경험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냥 인간됨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 누가 국민의 편에 섰고 누가 “윤건희” 편 섰는지 상기해보라. 군지식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장군이라는 자들이 명령은 무조건 따른다는 정신줄이라니... 국민을 지키고 나라를 구한 이들은 일반 상식을 가진 시민들과 국회의원들과 장병들이었다. 군작전은 모르지만 사리와 도리가 무엇인지를 아는 상식인이다. 주권재민이 무슨 뜻인지 똑똑히 보여주었다. 만일 안씨가 국방장관이었다면 명백한 불법계엄이라며 거부했을 것이고, 주권자를 배신한 “윤건희”와 똥별 똘마니들을 잡아다가 패대기를 쳤을 것이다. 이 시대가 정말 원하는 국방장관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인용: 박헌명. 2025. 방위병 출신 안규백이 국방장관이 된다면? <최소주의행정학> 10(6): 1.

열차가 멈추고 있는 니이가타 역에 보슬비가 내렸다. 만대교 쪽으로 걸었다. 성기던 빗줄기가 배게 꽂혔다. 영사관에 도착할 때쯤 기어이 바짓가랑이를 다 적셨다. 투표를 마치고 역으로 돌아올 때엔 갑자기 폭우로 변해 바람을 타고 휘몰아쳤다. 왠지 울컥하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성북구청에서 김대중씨에게 투표하고 나오면서 느꼈던 허탈함이랄까. 소정선생님도 “나는 김대중씨가 당선된 해에 치러진 대선 때 투표 용지를 투표함에 넣으면서 이제 당신을 정치의 고해로 송별한다며 울먹였지만...”(2006, 534쪽)이라고 회고했다. 주술(점괘와 술) 정권 3년이 30년 같았고, 친위 반란 6개월이 6년 감옥 같았다. 부지불식 찾아오는 가위눌림을 풀고 이제는 곤히 잠들 수 있다는 기대감일까? 이젠 평안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안도감일까?

왜 이재명만은 안된다는 것인가?

무모했던 12.3 내란이 두 시간 반만에 좌초되고 김여사 정권이 탄핵되면서 수구기득권세력은 광분했다. 권력을 내놓게 생겼고 기득권을 빼앗길 절체절명의 위기를 직감한 것이다. 다른 사람도 아닌 이재명에게 권좌를 바치게 된 꼴이니 배알이 뒤틀려 터질 지경이다. 벌써 수년 째 이씨에 대한 저주, 공작, 수사, 기소, 재판을 최대치로 밀어붙이고 있지만,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고 있으니 미칠 노릇 아닌가. 공격을 받으면 받을수록 더 침착하게 내공을 다지는 모습에 넋을 잃었다. 답이 없다. 유시민의 말대로 이 “개발도상인”은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아 일신우일신하고 있다.

김문수는 이재명이 천박하고 잔인한 사람이라고 했다. 입법·행정·사법을 손에 쥐고 흔들테니 괴물방탄, 방탄독재, 괴물독재, 총통독재를 할 것이라고 했다. 히틀러보다 더하다고 했다. 가족이 범죄자인데 대통령이 되면 안된다고 했다. 죄가 없다면 왜 방탄유리를 덮어쓰고 방탄조끼를 입나, 나는 안입는다, 총맞을 일 있으면 맞겠다고 했다. 이게 살수에게 칼맞고 생사를 헤매던 사람에게 할 소리인가. 수구기득권은 이재명이 되면 공산화된다, 김정은 나라된다(장동혁), 이재명국이 된다(한기호)며 게거품이다. 수십년 동안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을 옭아매던 흑색공작이다.

내란 전에는 식구들에게 모진 욕설을 했네, 뇌물을 받았네, 북한에 돈을 보냈네, 누구를 모른다고 거짓말을 했네, 위증하라고 시켰네 등 펜과 법으로 나름 그럴듯하게 엮었다. 하지만 지금은 밑도 끝도 없이 일단 지르고 본다. 사실이 어찌 되었든, 논리가 어찌되었든 개의치 않는다. 법이고 절차고 따지지 않는다. 얼마나 급했는지 빤쓰까지 홀랑 벗어 던지고 알몸으로 날뛰는 형국이다. (차라리 쥐새끼를 찍을지언정) 이재명만은 절대로 안된다는 강박(자기최면)에 자신들도 무슨 소리를 하는지 헷갈린다. 엉겁결에 이재명을 찍으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안철수, 한기호, 손학규... 급기야 김정재는 이재명을 쏠 총알이 아깝다고 화끈하게 내질렀다. 인간의 바닥은 대체 어디까지인가?

기회주의 수구기득권이 작정하고 발악하다

왜 이재명은 절대 안된다는 것인가. 대체 이재명이 무슨 죽을 죄를 지었단 말인가?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이 모두 사실이라 해도 그에게 찍힌 낙인은 과하다. 딸의 장학금과 아들의 과제로 엮여 감옥에 갇힌 조국만큼 터무니없다. 하물며 자기들이 기소하고 신문과 방송에 광고질을 해놓고서 “확정적 중범죄자”로 비난하는 철면피임에랴... 전과로 치면 이명박이 탁월하고 김문수도 만만치 않찮은가? 금수저의 전과는 훈장이고 흙수저의 전과는 불도장인가?

이른바 반이재명을 내세우는 자들을 보자. “일극체제”라 비난하거나 “비명횡사”라며 민주당을 뛰쳐나간 이낙연 조응천, 김종민, 이원욱, 홍영표, 윤영찬, 전병헌, 설훈... 수구세력에서는 한덕수, 한동훈, 안철수, 권영세, 권성동, 김기현, 나경원, 손학규, 황교안, 이준석... 하다 못해 이명박, 박근혜, 이인제까지 얼굴을 들이밀고 있다. 윤석열이 임명한 장차관, 기관장, 임원, 판사들을 보라. 대부분 서울대 출신이고 육사와 충암고가 거들고 있다. 인권위원회고 금융감독원이고 서울대·검사판이다. 정파와 이념과 무관하다.

한마디로 기득권을 쥐고 흔들고 있는 못난 성골·진골들이다. 고귀하고 똑똑한 자신들이 천하고 무식한 자들을 통치하여 계몽시켜야 한다. 그들의 책무이고 진리다. 그런데 겁대가리없이 사회지도층의 권위에 굴복하지 않고 대드는 놈들이 있으니 용납할 수 없다. 하물며 천출에 없는 집에서 변변하게 배우지도 못한 자들이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있으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김대중이 그랬고, 노무현이 그랬고, 그나마 가방줄 있던 문재인도 그랬다. 이번엔 공돌이, 그것도 상고도 아닌 검정고시 출신이니 더 말하여 무엇하리. 금수저 체면에 흙수저도 아닌 무수저 나부랭이와 말을 섞어야 하다니... 말도 안되는 세상이 되었다. 대굴욕이다. 그런데 이따위 근본없는 자들이 선하고 지혜롭고 유능하니 골칫거리다. 좌파·간첩·빨갱이라 조리돌림을 해도, 짓밟을수록 더 강해져서 일어나니 환장할 노릇이다. 마음만 급해서 뛰다가 그만 제풀에 고꾸라진다.

21세기에 전국 비상계엄이라니... 전시도 아닌데 국회에 완전무장한 군인이 난입하다니... 불법계엄 해제나 반란 수괴 탄핵이 왜그리 힘드나. 판사와 검찰이 엉터리 법해석으로 내란 수괴를 감옥에서 풀어주었다(법원이 룸싸롱인 줄 착각하고 酒邪질을 했나?). 대법원이 전원합의체에서 이틀 만에 6만쪽을 읽고 파기환송했댄다. 사실관계를 뒤바꿔 대선 직전 야당후보를 지우려는 대법원. 희대稀代의 활극이다. 야당대표는 10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100번 넘게 압수수색하더니, 수백만원짜리 명품가방을 받은 검사 마누라에게는 전화기를 고분고분 압수당하는 검찰. 여야합의가 없어서 헌법재판관 임명을 못하겠다는 대통령과 총리, 김문수 후보를 주저앉히고 한덕수로 바꿔치려고 벌인 주옥같은 협잡의 향연들.

제정신이 아니다. 강호의 도는 사라지고 비열한 아귀다툼만 남았다. 경우가 없어도 이리 없을 수가 있단 말인가. 여지껏 누구도 경험한 적이 없는, 불가능에 가까운 이 어려운 일들을 해낸 자들이 누구인가? 맨정신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들이 막장드라마처럼 펼쳐지고 있다. 그 잘나고 고귀한 서울대, 하바드, 판검사, 육사 나리들이 벌인 판타지 무용담이다. 자기 밥그릇을 지키려고 상식이고 양심이고 다 내팽개쳤다. 닥치는 대로 짖어대고 물어뜯을 뿐이다. 온갖 특혜를 누리면서 고상한 척은 다 해온 수구기득권의 본모습이다. 어쩌다 상황이 궁해져서 날것 그대로 치부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화려한 학벌과 말빨로 협박하고 사회를 갉아먹는 양아치들이다. 처참하게 썩어 문드러진 사회의 암종이다.

보수가 아니라 기회주의자다

이들 수구기득권은 보수도 뭐도 아닌 그냥 기회주의다. “합리적 보수”나 “자유 민주주의”나 어불성설이다. 말장난이다. 합리성이 없는 보수나 자유가 없는 민주주의는 존재할 수 없다. 그저 이들은 밥(잇속)과 앙심(저주나 혐오)을 추종할 뿐이다. 그들만의 무한대 자유(남은 무한대 속박)가 지고지순한 가치다. 특권은 당연하고 무슨 일이 벌어져도 책임지지 않는다. 책임과 의무는 천한 것들의 몫일 뿐. 이것이 자칭 주류들의 합리성이고 자유다. 그때그때 유리한 대로 이 말을 하다가 정반대로 말을 바꾼다. 설명도 이유도 없다. 수치심도 없다. 이런 무한대의 자유가 기득권이 자랑하는 품격이다.

김대중과 노무현을 그렇게 저주했던 자들이 이제는 180도로 바뀌어 김대중 정신을 말하고 노무현 정신을 칭송한다. 그들이 죽어줘서(근심거리가 사라졌으니) 진심으로 감사한 것이다. 이재명이 죽으면 감읍하여 밤새 곡을 할 자들이다. 제주 4.3 비극이 공산주의자의 폭동이라던 김무수가 선거를 앞두고 희생자의 넋을 기린다며 평화공원 찾았다. 아무런 설명도 사과도 없다. 니들 빨갱이들이 죽어줘서 내가 호강하게 생겼으니 고맙다는 뜻인가. 체면이고 뭐고 다 손익 장사다. 대통령 후보를 밤낮으로 갈아엎는 것은 이들에겐 일도 아니다. 김문수가 단일화를 안한다고 사람취급도 안하다가 후보가 되자마자 안색을 바꾸어 굽실거린다. 횡설수설이든 갈지자 행보든 눈치도 염치도 없다. 어차피 서울대·판검사가 결정하면 개떡같은 소리라도 무지렁이들은 당연히 받아들인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들은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없는 존재이니 언제나 주변인이다. 강자에 빌붙어 기생해야만 하는 자다. 그러니 미국에 맞서겠다는 노무현이 무모하고, 일본에 강하게 대응하겠다는 문재인이 어처구니없다. 언제나 힘센 놈에게 붙어먹으면서 기득권을 유지한 자들이다.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게 한없이 가혹하다. 순리이자 진리다. 중국이 쳐들어 오면 사대事大파, 러시아가 차지하면 아라사俄羅斯파, 일본이 점령하면 친일파, 미국이 밀고 오면 종미파로 변신한다. 외계인이 와도 탈바가지라도 먼저 뒤집어 쓸 것이다. 전쟁이 나든 나라가 망하든 상관이 없다. 기득권만 움켜쥘 수만 있다면 기꺼이 나라를 팔아넘길 자들이다. 일제시대에 나라가 없었으니 국적이 일본인 것은 이들에게 너무나 당연하다. 마찬가지로 미군정시절에는 미국인이고, 정부수립 후에는 “미국인 호소인”이다. 북한이 통일하면 국적이 북한이고, 강도가 들어오면 누구에게나 딸과 마누라를 내어줄 자다. 더이상 내 것이 아니지 않은가. 누가 주인인들 어떠하리, 나 하나 호의호식하면 그만인 것을... 삶의 지혜인가, 인생 철학인가?

결국은 내 밥그릇과 앙심이다

온실에서 웃자란 화초들은 눈비바람을 맞으며 살아온 야생화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 처절한 피와 땀과 눈물을 알지 못한다. 수구기득권에게 이재명만은 절대로 안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정말 범죄자여서도 아니고, 공짜연애질을 해서도 아니고, 욕쟁이어서도 아니고, 거짓말장이여서도 아니다. 자신들의 철밥통을 빼앗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그럴만한 능력과 지혜와 의지가 있고, 그것을 대중이 간파하고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이재명에게 어설프게 덤볐다가 실력으로 이길 수 없음을 이제서야 안 것이다. 지식이든 일이든 말이든 도저히 상대하기 어렵고 두려운 존재이나 인정하자니 자존심이 운다. 바위같은 평정심이니 더이상 법공작이나 말공작이 통하지 않는다. 마지막 카드인 암살도 여의치 않다. 대책이 안선다. 돌이켜 보면 지난 해 칼맞은 골치덩이를 빨리 이송한 응급의료헬기를 얼마나 저주했을까(간발의 차이였는데 아깝다).

이재명은 내란에 연루된 수구기득권 동지들을 끝까지 색출하여 악착같이 처단할 것이다. 자주독립국가랍시고 불경스럽게 일본과 미국에 고개를 쳐들 것이다. 불멸의 귀족인 서울대·판검사·육사에게 공평하게 감투를 내리지 않을 것이다. 반상을 가리지 않고 능력과 품성에 따라 자리를 줄 것이다. 이런 더러운 세상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또 다 같이 잘 먹고 잘 살겠다는 망상에 빠져 기본소득이니 지역화폐니 퍼주면서 서민의 호주머니를 불릴 것이다. 그 결과 빈부격차가 줄어 쌍놈들이 귀족들을 두려워하지 않는 무도한 세상이 될 것이다. 경천동지할 일이다. 더 이상 우리들이 특권을 누리지 못하고 천것들과 마찬가지로 법과 절차를 따라야 하는 “개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다. 불을 보듯 뻔한 좌파 독재와 공산 지옥을 어찌 눈뜨고 지켜볼 것인가?

살아남아 준 이재명이 고맙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살아남아 준 이재명이 고맙다. 지난 겨울 그가 칼맞고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차마 결과를 쳐다볼 수 없었다. 그저 숨만 붙어있기를 소망했다. 온갖 이간질과 음해와 모함에도 그를 버리지 않고 지켜준 깨어있는 시민들이 고맙다. 추운 겨울밤 비상계엄에 놀라 허겁지겁 국회로 달려온 시민들과 국회의원들이 고맙다. 부당한 명령을 회피하거나 거부하여 국민을 지킨 장병들이 고맙다. 눈쌓인 한남동 거리에서 은박담요를 뒤집어 쓰고 밤새워 영장집행을 촉구한 “키세스 우주전사”들이 눈물나게 고맙다. 다 이재명의 얼굴이다.

소정 선생님은 “권력의 남용 하에서 의미있는 고난을 겪은 사람만이 평화를 만든다”(1980: 365)고 했다. 그런 사람들만이 새로운 사회를 여는 대안이 된다. 이재명은 참혹한 고난을 참고 인내하며 극복한 자다. 잇속을 쫓아 날뛰는 기회주의자들의 유혹과 공격을 맨몸으로 견디어 온 자다. 온 몸이 상처투성이지만 끝끝내 국민을 배신하지 않았다. 이재명이 김대중이고, 노무현이고, 문재인이다. 천출이라 수없이 구박받고, 짓밟히고, 매맞았을 것이다. 오랜 세월 동안 서럽고 억울한 일을 당했어도 수백 수천 번 고개를 숙였을 것이다. 그러니 이제 그만 새싹처럼 고개를 드시라. 나무처럼 일어서서 물처럼 흐르고 꽃처럼 피우시라. 이제 간절하게 품었던 뜻을 마음껏 펼쳐 보시라.

 

인용: 박헌명. 2025. 왜 이재명은 절대 안된다는 것인가? <최소주의행정학> 10(5): 1-2.

마치 밤안개가 자욱한 절벽 위에 비를 맞고 서있는 느낌이다. 칠흑같은 어둠이 깔려있다. 당장 비라도 피해야 할 텐데 조금이라도 발을 헛딛는다면 천길 아래도 떨어질 판이다. 밤이슬같은 식은 땀이 등줄기를 타고 내린다. 말 그대로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매일매일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내란 수괴는 파면되었지만 감옥에서 빠져나와 제멋대로 돌아다닌다. 추종자들은 좀비처럼 몰려다니며 패악질을 저지른다. 이제와서 잇속이 어그러지니 자기들끼리 물고 뜯고 악다구니를 쓰고 있다. 어디서 무슨 일이 벌어질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사주와 점괘로 이어온 “김여사” 정권의 “신빨”은 계속되는가.

파렴치한 법기술자들과 관기술자들

한덕수가 기어코 법안 거부권을 행사하고 대선출마를 감행할 태세다. 친위반란 정권에서 호의호식한 총리가 죄를 청하고 자숙하기는 커녕 이 무슨 망발인가. 선거를 관리하는 자가 갑자기 선수로 뛰겠다니... 위헌이라는데도 대통령 몫인 헌법재판관 후보는 콩궈먹듯이 지명하더니 내란을 조사할 상설특검 후보는 넉 달 넘게 뭉개고 있다. 다음 정권으로 미루라는 무역협상도 미국 입맛대로 퍼주고 자화자찬할 기세다. 헌법이든 뭐든 하라는 것은 안하고 하지 말라는 것은 기필코 하는 청개구리다. 나라가 망하든 말든 나부터 살고 보자는 심보다. 파렴치한의 마지막 발악이다.

한덕수든 최상목이든 구렁이 담넘어가듯 공공기관에 알박기를 하고 있다. 국방부도 법부부도 슬그머니 대못을 박아놓고 모른 체한다. 자료제출도 답변도 술에 물탄 듯 물에 술탄 듯하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경계가 없다. 분명하게 가부를 밝히지 않는다. 황당한 핑계나 장황한 사설을 동문서답으로 늘어놓는다. 자신의 업무도 숙지하지 못해 횡설수설하는 자, 아예 모른다며 배째라는 자, 기분나쁘다고 국회의원에게 대드는 자... 5.18에 북한군이 내려왔는지 자신은 (직접 보지 못했으니) 모른다고 버티는 박선영... 정녕 이런 자들이 백성을 대신하여 공무를 수행하는 머슴인가.

내란수괴 체포를 방해한 김성훈 경호차장을 체포하지 못하도록 손을 쓴 검찰, 딸 인질극을 벌여 조국을 감옥에 쳐넣었지만 총장 딸에게는 한없이 착한 검사들, 위기를 직감했는지 문재인을 기소하고 명태균을 곱게 모시는 검찰. 윤석열과 김명신을 압수수색하지만 여전히 딴 곳(건진·명태균)을 쳐다보는 검사들, 내란수괴를 풀어주는 데 공조한 지귀연과 심우정, 국민과 무관한 일인 것처럼 친위반란 재판을 공개하지 않는 판사와 검사... 호떡집에 불난 듯 서둘던 대법원은 이재명 상고심을 내달 1일 선고하겠댄다. 결과가 어찌 되든 간에 전례없는 속도다. 나경원의 “빠루사건”은 왜 6년째 뭉개고 있는가. 그러면서도 짧은 선거기간은 물론이고 선거일에도 굳이 이재명 재판만은 강행하겠다는 판사들의 비장함이여. 대체 그가 무엇이길래 이리 호들갑인가. 만인을 위한 법이 아니라 그들만의 “밥”이고 선량들의 양심이 아니라 악당들의 “앙심”이다. 내란세력들은 이성과 상식을 잃은지 오래다. 모두 법과 도덕에서 자유롭다는 자기최면을 걸고 설치는 파렴치한들이다. 좀비처럼 날뛰고 있는 수구기득권 패거리들이 나라를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있다. 친일종미세력의 숙원宿願이 목전에 있다.

비루하고 무책임한 군기술자들의 궁상

인사권자가 멀쩡하지 않은 탓이다. 관료제을 알고 인재를 알아보는 민주주의자를 뽑지 못한 후과後果다. 무당질과 협잡질로 대중을 속인 무식한 건달에게 삽과 낫을 쥐어준 죄다. 人事가 萬事라 했는데, 亡事가 되었으니 사달이 날 수밖에 없다. 절대 안될 자들만 골라서 완장을 채워주었다. 유능하고 책임지는 자를 내몰고 무능하고 하자있고 말잘듣는 꼭두각시를 자리에 앉힌 것이다. 장차관 그 누구도 위헌이 명백한 비상계엄을 거부하거나 막지 않았다. 협조하거나 방조하다가 이제는 말을 바꾸고 흔적을 지우고 있다. 매사에 무성의하고 무책임하다. 거수경례도 제대로 못하고 “부대쉬어” 한마디를 감당할 수 없는 통수권자 수준 그대로다.

B급도 안되는 자들이 신선놀음하다 민생을 파탄낸 것처럼 웬만해서는 실패하기 어렵다는 친위반란도 말아먹었다. 김용현·신원식(국방장관, 안보실장), 김명수(합참의장), 이진우(육군참모총장, 계엄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문상호(정보사령관), 정진팔(합참차장), 박종준·김성훈(경호처), 조지호(경찰청장), 김봉식(서울경찰청장), 그리고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맞든 틀리든 명령에 맹종해야 한다는 자들. 불법계엄인줄을 알고도 저항할 배짱도 없는 장성들. 부하들을 속여 사지에 몰아놓고도 책임지기는 커녕 떠넘기기에 바쁜 상관들. 계급장을 달고도 거짓과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는 177개 똥별들. 이등병만도 못한 존재들. 김용현은 계엄당일 “이 시간 이후의 모든 군사활동은 장관이 책임진다. 공이 있다면 여러분의 몫이고...”라고 말했지만, 비열한 식언食言이었다.

반면 곽종근 특전사령관과 이상현 1공수특전여단장은 윤석열이 국회의원 체포를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조성현 대령(수방사 1경비단장)은 부당한 명령으로 판단하고 부하들을 국회에 진입시키지 않았고, 김문상 대령(수방사 작전처장)은 특전사의 헬기진입을 지연시켰다. 그 밖에 안효영 대령(1공수특전여단 작전참모), 권영환 대령(합참 계엄과장), 나승민 대령(방첩사령부 신원보안실장), 김영권 대령(특전사 방첩부대장), 윤비나 대령(방첩사 법무실장), 구민회 중령 (방첩사 수사조정과장), 김형기 중령(특전사 1특전대대장) 등은 사실을 담담하게 밝혔다. 지휘관으로서 장교로서 상황과 임무를 냉철하게 판단하여 부하를 지켰고 국민을 지켜냈다. 단순한 총칼잡이가 아니라 조직을 알고 인간을 아는 무관의 전형이다. 무책임한 조태용(안보실장·국정원장)과는 달리 당당하게 진실을 말하고 조직을 구해낸 홍장원(국정원 1차장)의 모습이다.

김여사 정권의 친위반란은 누가 이 나라를 좀먹는 주적인지, 누가 나라를 지켜냈는지 똑똑히 보여주었다. “공직자는 인간을 아는 사람이어야지 한낱 기술자여서는 안된다”(2008: 452). 그런 사람들이 法기술자, 官기술자, 軍기술자의 난동을 제압한 것이다.

 

인용: 박헌명. 2025. 파렴치한 법기술자, 관기술자, 군기술자. <최소주의행정학> 10(4): 1.

오랜 만에 경부선 옛길을 달렸다. 무궁화 열차를 타고 서대전, 신탄진, 부강, 조치원... 30년 가까이 잊고 지냈던 길이다. 하필 18일. 삼월에 난데없이 눈발이 어지럽게 흩날렸다. 길가의 풍경은 필경 옛모습인데 어렴풋한 기억은 눈안개에 아른거릴 뿐이다. 꿈을 꾸듯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미래를 거꾸로 달리고 있는 기분이다. 뜬금없는 비상계엄이 깨어있는 민심 앞에 꺼지는가 싶더니 잔불로 살아나 나라를 흔들고 있다. 지치고 고단한 백성의 마음에 불을 지르고 있다. 내란 잔당들의 광풍을 타고 경상도를 태우는 모양새다.

소정 선생님의 공무원 행동강령

비상계엄을 빙자한 친위반란을 보면서 뼈저리게 느낀 것이 있다. 나랏일을 수행하는 고위공직자들의 자질과 자세다. 소정 선생님께서 제시한 공무원의 행동강령은 i) 공무원은 전문지식(능률과 민주주의 이념 포함)을 매일매일 닦아서 조직 내에서는 상사를 존중하며 조직 밖에서는 국민에게 봉사한다, ii) 공무원은 민주·복지국가와 정의를 추구하여 국민 개개인의 일상을 개선시키는 일을 한다, iii) 인간으로서 공무원은 전문지식 앞에 서는 존귀한 존재이다(2001: 277, 465). 공무원은 법조문이나 돌돌 외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사회의 근본을 깨달아야 하고, 시험에 합격했어도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 이와 정반대에 서 있는 공직자들은 스스로 전문성을 포기하고 상사에게 굴종하며 국민들에게는 교만하다. 공익이 아니라 상사에게 상납하는 대가로 利를 추구하고, 맹종을 강요하는 상사와 조직 앞에 세워지는 하찮은 존재이다. 관료제의 기강을 갉아먹는 좀비다.

김여사 정권의 공무원 행동강령

망상에 가까운 친위반란은 김여사 정권의 공무원 행동강령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김명신·윤석열의 행보는 조선을 수탈하는 조선총독의 길이다. 이들이 섬겨야 할 주인은 조선의 국민이 아니다. 힘있는 자에게 굴종하는 대가로 그 자리를 보전하고 백성 위에 군림한다. 강자에게 비굴하고 약자에게 한없이 포악하다. 힘센 자에게 빌붙어 먹는 기회주의 근성을 버리지 못하는 종족이다. 완장을 하사받고 날뛰는 천둥벌거숭이들(“무식한 삼류 바보들”)을 데려다가 관료제를 망가뜨리고, 법치를 갈아엎고, 경제를 말아먹고, 사회를 흔들고, 상식을 뒤집었다. 극우가 득세한 미·일은 화색이 돌았고 국민들은 골병이 들었다.

한덕수(국무총리), 이상민(행정안전부), 추경호·최상목(기획재정부), 김용현·신원식·김태효(국가안보실), 한동훈·박성재(법무부), 박진·조태열(외교부), 원희룡·박상우(국토교통부), 권영세·김영호(통일부), 박보균·유인촌(문화체육관광부), 이종호·유상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정식·김문수(고용노동부), 김현숙(여성가족부), 조규홍(보건복지부), 박민식·강정애(보훈부), 이원석·심우정·이창수(검찰청), 김용현·여인형·문상호(국방부)... 과연 이들은 주인을 섬기는 공복으로서 국민 앞에 언행을 삼가는 존재들인가? 개개인의 잘못이 아니다. 이들에게 완장을 채워준 인사권자의 자질과 품격 문제다. 유유상종이라 했다. 멀쩡한 지도자는 역사와 주인을 배신하는 언행을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

이들이 청문회,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등에서 내놓은 발언을 듣자면 내용을 떠나 짜증난다. 김용현은 “군복 입었다고 할 얘기 못 하고 가만히 있는 것은 더 병신”이라고 했고, “그러니까 [니가] 대통령이 안되시는 겁니다” “말조심하세요”라고 야당의원을 윽박질렀다. 여인형(방첩사령관)은 김민석 의원의 질의에 “굳이 대답할 필요는 못 느낀다”고 대꾸했다. 문상호는(정보사령관)은 야당의원의 질의에 “넌 또 뭐야, 어디 할 말 있음 해봐”라는 표정이다. 머슴이 아니라 주인 머리꼭대기에 앉아서 훈계질하는 상전이다. 어쩌면 이미 비상계엄을 염두念頭에 두고 그리 시건방을 떨었는지 모른다. 당장에라도 되먹지 못한 머슴놈들의 불알을 잡아 비틀고 멍석에 말아 패서라도 고약한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고 싶다.

이들은 최고 전문지식을 가진 것도 아니다. 윤씨 내외부터 김용현과 노상원까지 A급이 아니다. 일을 잘하는 방법(능률)은 커녕 민주주의도 감당하기 어려운 자들이다. 제대로 아는 것이 없으니 사실과 다른 얘기로, 앞뒤가 맞지 않는 궤변으로 어거지를 쓴다. (판사도 아니면서) 확정적 중범죄 후보와 토론하기는 어렵다, 일제시대 조선인의 국적이 일본이었다, 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이다... 어설픈 핑계로 답을 거부하거나, 가부를 분명히 밝히지 않거나, 동문서답으로 뭉갠다. 여의치 않으면 공연한 시비를 걸어 난장판으로 만든다. 추임새처럼 종북좌파와 반공과 “자유민주주의”를 반복한다. 질문을 듣고 이해하고 나름의 견해를 조리있게 밝히는 능력이 없다. 사리분별이 없으니 부산엑스포든 대왕고래든 의대정원이든 제대로 하는 일이 없다.

이들에게는 개인의 잇속만 있을 뿐이다. 이념도 나라도 국민도 양심도 다 가식일 뿐이다.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과 꼭 해야 할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법과 윤리 따위는 아랫것들에게나 해당되는 것이다. “언제나 나는 옳고 너는 틀리다”(자유민주주의)는 염불로 득도한 자들이다. 이들은 권리와 권한을 누릴 뿐 의무와 책임은 개의치 않는다. 시시비비, 논리성, 일관성은 금기다. 술에 물탄 듯 물에 술탄 듯 모호하게 뭉개고, 변화무쌍하게 줄을 타는 기회주의 처신은 신공神功이다. 무슨 짓을 하든 뒷배인 상사에게 맹종하고 그 대가를 누리면 그만이다. 장차관급 고위직 그 누구도 김여사 정권의 비상계엄을 거부하거나 막지 않았고, 위헌이라 말조차 꺼내지 못했다. 법조항을 몰라서가 아니라, 여의도로 몰려간 시민들을 보지 못해서가 아니라 인간성이 퇴화된 수구기득권이기 때문이다.

법기술자의 반란을 진압하는 주권자의 힘

김여사 정권에서 주요 공직은 가까운 검사, 판사, 동창(서울법대, 육사, 충암파), 지인들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판검사(출신)들은 금융위원회(김주현), 금융감독원(이복현), 방송통신위위원회(김홍일·김태규), 국가인권위원회(안창호·김용원), 국가권익위원회(유철환)까지 꿰찼다. 법기술자가 판치는 나라가 되었다. 그 잘났다는 판검사들이 설쳐댔지만 법치와 공정은 무너지고 구라와 막말만 남았다. 여야합의가 없다며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은 자들, 위헌이라는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한 달이 지나도록 대놓고 임명을 거부하는 자들, 법을 거슬러 날짜를 시간으로 셈하여 내란수괴를 풀어주는 판사, 정신나간 판결에 항소하지 않는 검찰총장, 조국 딸에게 그토록 매몰차더니 총장 딸에겐 한없이 자애로운 검사... 법기술자들이 벌이는 막장 드라마의 향연이다.

소정 선생님은 “공직자는 인간을 아는 사람이어야지 한낱 기술자여서는 안된다”(2008: 452)고 하셨다. 고시高試에서 법률을 공부한 자를 뽑는 현재와는 달리 과거科擧를 통하여 시문학詩文學하는 사람을 고위공직자로 선발한 조선시대가 낫다고 했다. 지금 법기술자들(고시기술자)들이 벌이고 있는 무법천지 난동을 예견하셨을까? 전쟁이 난 것도 아닌데 군대를 동원하여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계엄에 저항하기는 커녕 동조하고 방관하는 자들 아닌가? 자칫 수천 수만의 사상자가 났을 뻔한 사태에 반성하기는 커녕 저 혼자 살 궁리나 하고 자빠졌으니... 이 무지막지한 자들을 어찌 인간이라 할 것인가. 을사오적이 어디 따로 있다던가.

내란 수괴는 감옥에서 나와 활보하고 있고, 탄핵소추안 재판은 석 달이 넘도록 깜깜무소식이다. 대법원도 헌법재판소도 법미꾸라지들의 정치질에 흔들리고 있다. 법과 양심을 걷어차고 “밥”과 “앙심”에 집착하는 판검사들의 반란이다. 정치 중립을 비웃는 법카르텔의 난동이다. 주권자를 속여 표를 얻어 놓고 신의를 헌신짝처럼 저버렸다.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를 멈춰세우려는 법기술자들의 무모한 과대망상이다. 어찌하여 전국민이 실시간으로 지켜본 내란을 내란이라 결론내지 못하는가? 김학의 사건처럼 눈깔이 없고 귀때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마음이 없고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시시각각으로 민생은 피폐해지고 사회는 갈등과 혼란으로 무너지고 있다. 주권자들은 내란성 질환이 생길만큼 참을 만큼 참았다. 뼈마디마다 사리가 생길만큼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

국민의 뜻(동의와 협의)을 무시하고 끝내 자기 일만을 고집하면, 국민은 이런 무도한 정부를 개폐改廢할 수 있다(2001: 284). 나라의 주인으로서 국민이 갖고 있는 고유한 권리다. 이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어찌 나든 길은 하나 밖에 없다. 혹독한 국민의 심판이다. 같잖은 법기술자의 패악질을 더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자각이다. 재판관 몇몇에게 나라의 운명을 맡기지 않고 주권자가 직접 고위공직자를 파면하겠다는 의지다. 이참에 민주공화국의 헌정 질서를 바로잡겠다는 다짐이다. 그리하여 주권자의 뜻을 거스르는 머슴이 어떻게 처단되는지, 어째서 이 나라의 주인이 국민인지를 똑똑히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이제 각자 필요한 “연장”을 챙기고 마음의 준비를 할 때가 되었다.

 

인용: 박헌명. 2025. 김여사 정권의 공무원 행동강령. <최소주의행정학> 10(3): 1-2.

비상계엄을 빙자한 친위반란은 실패했지만 완전한 진압은 지난하다. 아직도 권력을 움켜쥔 반란세력이 구석구석에서 버티고 있다. 반란수괴에 대한 탄핵심판은 막바지에 이르렀지만 반란패거리들의 뻔뻔한 거짓말과 뚱딴지같은 궤변은 끝간데 없다. “국회가 반국가세력과 범죄자들의 소굴” “북한 지령을 받은 간첩단” “의회 독재” “계엄의 형식을 [빈] 대국민 호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내란죄를 [덮어]씌우려는 공작” “사기 탄핵” “선동 탄핵”... 이것이 정치지도자의 입에서 나올 소리인가? 사람의 말이 아니다. 지켜보는 눈이 참담하고 부끄럽다. 말같잖은 소리로 고문당하는 귀가 고통스러울 뿐이다.

안씨의 깜찍한 상상, 윤씨의 끔찍한 망상

얼마전 Youtube에서 20여년 전에 유행했던 <깜빡 홈쇼핑>을 보게 되었다. 홈쇼핑에 나온 안어벙(안상태 분)이 엉터리 상품 소개와 능청스러운 자화자찬으로 시청자들을 웃겼다. 기상천외한 안어벙의 상상력과 반전은 중독성이 있다. 이 상품은 타이완 (Taiwan)으로 수출하지만 대만으로는 안한다, 방수는 되지만 물에 담그면 고장난다, 무선인데 선이 어디갔지? 선이 있어야 뭘 꼽고 할 것 아냐, “난 절대 어벙하지 않아, 난 띨띨해”... 주옥같은 사설이다. “윤어벙”의 궤변도 만만치 않다. 비상계엄은 통치행위로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군이 반민주적이고 부당한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것을 알고 계엄을 했다, 두 시간짜리 내란이란 것이 있냐, 질서유지를 위해 국회에 계엄군을 투입했다, 계엄 선포와 관련해서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지만 체포영장은 거부하고 구속영장은 거부하지 않겠다, (김어벙이) 돋보이려는 욕심으로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지만 허위 경력은 아니다(나는 금시초문이다)...

안어벙은 뻔한 사실을 비틀어 방심한 청중들의 뒤통수를 후려 갈긴다. 머리가 시원해지고 물개 박수가 쏟아진다. 5인용 전기밥솥인데 전원버튼을 누르면 10명이 다 먹을 수 있다, 전자피아노의 검은 건반이 세 개 가다 하나가 없네, 이어폰 줄이 왜 왼쪽 오른쪽 짝짝이야? CDP가 흠집이 나거나 고장이 나면 재생버튼을 누르면 된다, (CD를 뒤집어 넣고) B면을 들어야 되는데 왜 안될까? 이놈들 A면만 신경쓰나? (꼬여있는 전화기줄을 보면서) 내가 그렇게 펴라고 얘길 했는데 일부러도 이렇게 못할거야, 소화기의 안전핀을 뽑으면 여기 터지고 불난다, (전화기를 들고) 뚜루루 별에서 10년 만에 신호가 왔다... 윤어벙은 명확한 사실을 확신범처럼 아전인수로 난도질한다. 뒷목이 뻣뻣해지고 걸쭉한 욕설이 쏟아진다.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하지 않았고 방사능 유출도 없었다, 내 장모는 남에게 10원 한 장 피해준 적 없다, 죄지었으니까 특검을 거부하는 겁니다, (무속논란에 대해) 배우자가 교회를 다니는데 구약을 다 외운다, (명품가방 수수에 대해)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아쉽다, 국회의원을 체포하거나 끌어내라 지시한 적 없다, [완전무장한] 계엄군은 국민을 공격하지 않았고 오히려 [비무장한] 시민에게 폭행당했다... 그때 그때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둘러댄 거짓말이다.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하지도 못할 사기꾼의 말이다.

안어벙의 마데(Made)와 김어벙의 유지(Yuji)

어벙이들은 영어에 자신감을 보인다. 이 제품은 싱과 폴(Singapore) 두 나라로 수출한다, 인도에서 네 시에 만들었다(Indonesia), CDP는 최덕팔씨가, 비디오(VHS)는 복학생이 만들어서 그 앞 자를 딴 것이다, 라디오의 AM은 아침에 듣고 PM(FM이 아니라)은 저녁 때 듣는 것이다, 영국에서 만든 게 아니라 욱(UK)해서 만든 것이다, 미국에서 “불이야”를 피레(Fire)라고 한다, 고객분들에게 사례(Sale)한다, 러브는 엘(l) 오(o) 브이(v) 에이(a), 베트맨(Batman)이 변신하기 전에는 베트남이다, 복사용지 A4, B4, 비오(B5)... 윤어벙 역시 어그래시브(aggressive)하게 크라우드 매내지먼트(crowd management)와 규제라는 인게이지먼트(engagement)를 날리고, “김어벙”은 유지(Yuji) 논문으로 박사를 따고 엉터리 한자 실력을 뽐낸다. 도포입고 갓쓰고 양반질을 한다 한들 상것이 어딜 가겠는가. 능력이고 재력이고 간에 그저 천박할 뿐이다. 안어벙이 입에 달고 사는 마데(made) 정신은 윤어벙이 입버릇처럼 남발하는 자유민주주의다.

안어벙과 윤어벙이 책임을 떠넘기는 방식

안어벙은 난처한 상황에서 존재하지 않는 “대중소”반장이나 “강중약”씨를 불러내 위기를 모면한다. 이에스씨(Esc)는 기계가 고장나면 고치러 오는 분이란다. 전화기의 샵(#) 버튼이 안보인다고 버티다가, 그냥 모르는 것으로 넘어가자고 선심쓰듯 우긴다. 시청자는 난장판으로 쓰러지고 폭소가 터진다. 윤어벙은 “바이든-날리면” “계엄-계몽” “의원-요원-인원”같은 말공작으로 화살을 피한다. 낯뜨거운 어거지지만 망설임은 없다. 어느 별에서 온 “윤인원”인가? 분위기가 썰렁해지면 반국가세력, 공산주의, 간첩을 들먹인다. 뜬금없이 산유국 타령으로 시선을 돌린다. 안어벙은 가습기는 소풍놀이, 비디오세트는 스타워즈(다스베이다), 전기밭솥은 로보캅, 전화기는 목욕놀이로 활용한다. 윤어벙은 그 자리에 있어서는 절대 안될 자들만 골라 앉히고 친일매국놀이를 즐긴다. 어디서 이런 보석같은 인재들을 찾아냈는지 참으로 용하다. 관료제의 기강이 무너진다. 실력없고 딸랑거리는 어벙이들이 설치니 뭘 해도 일은 안되고 탈만 난다. 나라는 엉망진창이고 국민은 속이 탄다.

안어벙은 상식을 깨뜨리는 어거지로 하자를 지적해놓고 “건성건성 속상하다, 이게 뭐니 이게”, “이젠 내가 난처하다, 이게 뭐니 이게, 지친다 이제”라며 부하직원들을 탓한다. 그러면서 “그럼 내가 이놈들 월급 올려주며 되잖아” “라면에 밥말아 줄께”라며 얼렁뚱땅 넘긴다. 윤어벙도 일이 틀어지면 무조건 책임을 남(시민, 야당, 노조)에게 떠넘긴다. 자신이 검찰총장이던 문재인 정권에서 공정과 상식이 무너졌다고 게거품을 물었다(술먹고 직무유기했나?). 내란이 실패하니 나 하나 살겠다고 주저없이 부하들을 희생시켰다.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안했다, 계엄해제가 의결되자 바로 군대를 물렸다... 일하는 방법도 그까이꺼 마음대로 거리낌이 없다. “내가 상현이한테 한번 더 얘길 헐께” “국정원에 대공수사권을 줄테니 우선 방첩사를 도와 지원해.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 무조건 도와.” 법과 상식을 밥말아먹고 모든 굴레에서 자유로운 윤어벙의 영혼이다. 절대 해서는 안되는 일을 참아내지 못하는, 차마 하지 못하는 일을 거부하지 못하는 망나니의 가벼움이다. 통수권자라는 자가 국방장관이 아닌 장성들에게 직접 전화질을 하고, 미필인 주제에 현역 장교에게 이래라 저래라 지시하고 호통을 치고 자빠졌으니... 법과 절차와 관례를 무시하고 못돼먹은 성질머리를 못이기고 상사질을 해댔다. 이젠 빼도 박도 못하고 된통 당하게 되었다.

윤어벙과 김어벙의 과대망상

안어벙은 모든 여자들이 자신의 치명적인 매력에 푹 빠져 있다고 너스레를 떤다. 귀여운 자아도취다. 속눈썹, 턱선, 치아, 인중, 입술, 쇄골, 근육, 엉덩이, 귓볼, 숨소리, 백치미까지 여자들을 쭈욱 빨아들이고 꿈뻑 죽인다. 자신에게 안달나고 매달리고 집착하게 한다. 2대 8로 가른 머리 모양, 촌스러운 양복, 촛점없는 눈동자, 어수룩하고 어눌한 말투인데, 잘나고 멋진 여자들과 불장난을 하느라 피곤하다는 바람둥이라니... 능청스런 자기 자랑이 결코 밉지 않다. 상품 소개를 하다가 갑자기 “근데...” 하면서 여자얘기로 빠지는 안어벙처럼 윤어벙 역시 두서없이 말하다가 엉뚱한 얘기로 빠져 장황하게 이어간다. 매사에 게으르고 허당인 술고래가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거들먹거리고 훈계질한다. 국민을 약탈하는 반국가세력과 간첩을 일망타진하겠댄다. 자유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시민의 요구랜다. 환청인가? 절대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자기암시인가? 사실은 지은 죄가 있으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재명만은 막겠다는 발버둥이다. 차라리 피해망상이다.

물가에 내놓은 세살박이같은 윤어벙을 놔둘 수 없어 나랏일까지 감당해야 하는 김어벙의 고뇌도 마찬가지다. 제 앞가림도 못하는 푼수데기가 뭘 좀 아는 것처럼 이것저것을 만지작대다 사고만 친다. 사주보고 점을 친다고 일이 되겠는가. 사진첩을 꾸미듯 시시콜콜한 개인의 일상을 공공기관 웹집에 도배하는 V0의 안목하고는... 어벙병에 감염된 좀비들이 찬사를 보내자 속보이는 비명질이다. 조선일보 폐간에 목숨을 건다니 과대망상과 피해망상이다. 표절로 학위 따고, 이름 고치고, 얼굴 갈고, 명품 두른다고 사람이 바뀌는가. 돈과 힘으로 분칠했지만 천성은 어쩔 수 없는 것을... 싼티 날리는 말투로 술술술 나오는 소리는 거침이 없다. 모두 조리있는 달변達辯이 아닌 그냥 다변多辯이다. 푼수꾼의 수다나 주정뱅이의 주사酒邪에 가깝다. 뭘 해도 국민밉상이다.

누가 헌법의 말을 오염시켰는가

안어벙의 깜찍한 상상은 국민들에게 많은 재미와 웃음을 주었고, 윤어벙의 끔찍한 망상은 극한의 분노와 고통을 안겨 주었다. 안어벙은 신선함과 즐거움을 주었고, 윤어벙은 악몽같은 절망감과 공포감을 안겨 주었다. 안어벙은 공감의 도가니로 만들었고, 윤어벙과 김어벙은 국민을 공포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었다. 안어벙은 일상의 활력소가 되었고 두 어벙은 국민의 일상을 파탄내버렸다. 어벙한 매력에 빠졌던 국민들은 윤어벙이 밀어넣은 비탄의 바다에 빠졌다. 안어벙은 국민을 행복한 비명을 지르게 했지만 두 어벙은 아비규환에서 절규하게 했다.

안어벙은 혼자만 바보라는 상상이고, 윤어벙은 혼자만 멀쩡하다는 망상이다. 안어벙은 (모두가 멀쩡한데) 본인만 어벙한 척을 하여 모두를 웃겼는데, 윤어벙은 본인(맹종세력)이 정말로 어벙하여 국민들을 놀라고 화나게 했다. 윤어벙은 본인과 본인에게 계몽당한 패거리들만이 멀쩡하다고 확신하고 있는 듯하다. 반국가세력인 야당과 시민단체를 척결하고 자기들만의 자유민주주의를 완성하겠다는 사명감에 들떠 있다.

하지만 김윤 어벙의 내란은 계엄戒嚴이 아니라 염병染病이다. 멀쩡하게 생긴 사람들을 순시간에 두 어벙을 추종하는 좀비로 만들고 있다. 좀비가 된 정치인, 장차관, 관료, 장교, 법관, 검사, 변호사, 당원, 측근 등은 똑같은 염불을 반복하여 퍼뜨리고 있다. 계엄해제를 주저하고 탄핵을 반대했다. 법원에 몰려가 난장판을 만들어 놓았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어벙의 인권에 목을 매고 국민권익위원회는 어벙의 권익을 지향한다. 급기야 법의 이름으로 반란 수괴를 풀어줬다. 주술같은 망상곡을 피리부는 윤어벙을 홀린 듯 따라가는 쥐떼들이다. 과연 호환마마虎患媽媽보다 무서운 병이다. 어벙에게 계몽啓蒙되었다는 자들은 그냥 몽매蒙昧한 자들이다. 주군인 윤어벙의 함자를 틀리게 쓰고 중공과의 “체재” 경쟁이라고 적는 무지렁이들 아닌가. 때가 되면 마파람에 봄눈녹듯 자취를 감추고 사라질 천둥벌거숭이들 아닌가.

윤어벙은 총칼과 헬리콥터를 동원하여 내란을 도모한 것도 모자라 황당무계한 언행으로 헌정질서를 유린하고 있다. 말장난과 말공작으로 국민을 헷갈리게 만들고 있다. 좀비들의 가려운 곳을 핥아(舐痔) 난동을 부추긴다. 국민을 갈라치고 있다. 조지 오웰이 <1984>에서 그려낸 B-B (빅브라더)의 언어파괴다. 바벨탑을 쌓은 인간들이 서로 다른 말을 하게 되어 뿔뿔히 흩어진 것처럼... 음흉하게 언어도단言語道斷의 혼란을 조장하고, 호시탐탐 위기를 타개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제 내란 사태가 마무리되면 사전과 법전을 다시 써야 할 지경이다.

가장 아름다운 헌법의 풍경으로

지난 2월 25일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에서 장순욱 변호사는 윤석열이 아름다운 헌법의 말과 풍경을 오염시켰다고 담담하게 읊조렸다. 그는 사필귀정으로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싶다고 변론을 끝맺었다. 약 40년 전에 시인과 촌장이 부른 <풍경>의 가사다. 시처럼 이어진 그의 말은 큰 울림을 주었다. 침침해진 눈이 정화되고 더럽혀진 귀가 씻긴 느낌이다. 이제 춥고 길었던 겨울이 가고 드디어 꽃피는 봄이다.

윤어벙의 과대망상과 피해망상에 화나고 지치고 다치고 아픈 마음은 안어벙의 마데정신으로 위로받으시라. 가슴을 적시는 시와 음악을 들으며 허전한 마음을 추스리시라. 따뜻하게 차한잔 하면서 어떻게 아름다운 헌법의 말과 풍경으로 돌아가는지 차분하게 지켜보시라. 

 

인용: 박헌명. 2025. 안어벙의 마데정신과 윤어벙의 과대망상. <최소주의행정학> 10(2): 1-2.

뜬금없는 친위반란 여파가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김여사” 정권의 무개념·무책임·몰상식이다. 다들 각자 유리한 대로 잡아떼거나 폭로하거나 부풀리거나 지어내고 있다. 비상계엄에도 집에 가서 잤다는 천둥벌거숭이는 차라리 귀엽다. 뻔한 것조차 인정하지 않고 거짓을 늘어놓거나 벙어리 바보를 흉내내는 꼬락서니가 역겹다. 그냥 비루하고 천한 것들이다. 궁지에 몰려 아무말 잔치를 벌이는 윤석열은 그렇다 쳐도 부화뇌동하는 장차관과 똥별들의 궤변을 매일매일 듣고 있자니 다들 생병이 날 지경이다. 내란성 우울증에, 내란성 두통에, 내란성 변비에...

<킹덤>에서 읽어낸 김여사 정권의 <퀸덤>

어느날 잠을 이루지 못하다 네플릭스 드라마 <킹덤>을 보게 되었다. 좀비를 만드는 비법으로 권력을 빼앗으려는 영의정 조학주와 이에 맞서 왕위와 백성을 지키려는 세자 이창이 처절한 싸움을 벌인다. 민생을 도탄에 빠뜨린 “김여사” 정권의 내란이 퀸덤(queendom)으로 재현되고 있다.

윤씨 패거리들의 말공작에 홀린 듯 서부지방법원에 쳐들어가 난동을 부린 무리들은 어둠 속에서 미친듯이 인간의 피와 살을 탐하는 좀비들이다. 용산을 맴도는 건진법사, 천공스승, 명박사의 사술邪術은 언골의 생사초를 다루는 어의 이승희의 재주다. “김여사”가 주절대는 주문은 접신한 이들의 읊조림(촌충)이다. 사람의 영혼을 갉아먹어 성난 짐승으로 만든다. 여당 의원, 부대 요원, 폭동 인원, 가족 성원을 가리지 않는다. 피아를 모르고 닥치는 대로 물어뜯어 지랄병을 퍼뜨린다. 물과 불과 빛을 싫어하는 좀비처럼 이성과 상식을 혐오하는 민주주의의 적이다. 비상계엄이 왜 내란이냐, 두 시간짜리 계엄이 어디 있냐, 하려면 좀 똑바로 하지, 예산을 깎은 야당을 경고하는 계몽령이다, 죽었다 깨나도 이재명은 절대로 안된다 등의 요설을 따라하며 역병을 재생산한다. 인간을 좀먹고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김여사 바이러스”가 경상도에 창궐하여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영의정 조학주 부녀는 윤씨 부부인가?

영의정과 중전(계비조씨)은 윤씨 부부를 비추고 있다. 이들이 오매불망했던 용상龍牀은 용산에 대한 집착이다. 분수를 모르고 집요하게 부와 권력을 움켜쥐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나라는 권력욕을 해소하기 위한 명분일 뿐이다. 이들에게 백성은 없다. 고상하고 잘난 체를 하지만 그들의 잔머리는 그냥 천박하고 어리석을 뿐이다. 생사초의 신묘함에 취한 조씨 부녀처럼, 윤씨 부부도 작두탄 무당(무속인, 전광훈, 황교안, ...)의 푸닥거리에 목을 매는 속물들이다.

영의정은 무고한 백성을 좀비로 만들어 이용해 먹고, 죽은 왕을 좀비로 되살려 왕위를 찬탈했다. 폭력만 남은 권력으로 중신을 겁박하고 세자를 역모로 몰았다. 법절차를 무시하고 공사公私를 구분하지 못하는 윤여사 정권이다. 영의정이 시시콜콜 나서고 군통수권자가 직접 계엄군을 윽박지르는 상황은 무너진 관료제다. 나하나 살자고 용산 관저를 경호처와 경찰로 둘러싼 것처럼 조씨는 좀비를 피해 도망쳐 오는 백성을 외면하고 문경세재를 폐쇄했다. 결국 딸이 따라준 독배를 마시고 허무하게 토혈하며 죽어간다.

중전은 삐뚤어진 욕망을 광기로 풀었다. 영의정은 “넌 어릴 때부터 그러했다. 천성이 간악하고 교활했으며 어리석기 그지 없었지”라고 말했다. 아버지에게 언제나 무시당하고 경멸당한 계집, 왕자를 낳지 못한 여자의 열등감으로 와신상담했다. 중전의 음모와 악행이 벌어진 내선재는 코바나콘텐츠를 떠올린다. 얼굴도 이름도 바꾸고, 표절로 학위 따고, 문서와 경력을 위조한 줄리 얘기다. 수렴청정은 대통령실(강녕전)을 차지하고서 아무 생각없이 술독에 빠진 윤씨를 휘어잡는 모습이다. “이제 혜원조씨 가문도 이 나라도 모두 제것입니다”라며 좋아했지만 좀비에 물려 죽으면서도 “내가 가질 수 없다면 그 누구도 가질 수 없습니다. 저는 빼앗기지 않았습니다”라며 애써 자위했다. 아버지를 배신하고 자신을 기만했다.

세자 이창은 이재명의 자화상인가?

영의정은 죽은 주상을 좀비로 되살려 가두고 중전이 출산할 때까지 인육을 던져주었다. 윤씨 패거리들도 죽은 권력인 문재인을 수시로 걸고 넘어지고 온갖 패악을 저질렀다. 죽어도 죽지 못하고 유린된 주상은 필요에 따라 현직으로 소환되어 돌림빵을 당하는 문재인이다. 어영청 대감 민치록은 중전의 약점인 내선재를 조사하다 고초를 겪는다. 좌익위 무영은 아내 때문에 영의정에게 부역하다가 끝내 죽음으로 세자 편에 섰다. 각각 박정훈(해병대 조사단장)과 홍장원(국정원 1차장)과 겹친다. 명태균과 여론조작을 벌이다 관련 물증을 제공한 강혜경은 역병의 실마리를 풀어 세자를 도운 의녀 서비의 모습이다. 좌충우돌하면서 이창의 편에 선 영의정의 조카 조범팔은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김상욱, 착호군 영신은 김민석, 안현대감과 덕성은 김병주와 박선원을 연상시킨다.

세자 이창은 후궁인 어머니가 낳은 서자다. 궁궐 안팍에서 끊임없는 견제와 도전을 받으면서도 바르고 강하게 성장했다. 주류의 파상공격을 온몸으로 이겨내고 국민의 후보로 우뚝 선 이재명이다. 세자를 잡으러 갔다가 좀비에서 물려 죽은 영의정의 아들 조범일(금군별장)이나 윤씨의 비호아래 정적을 때려잡으려고 설치고 선거판을 누비다가 하루아침에 쫓겨난 한동훈과 대조된다. 세자는 역모죄를 뒤집어 썼고, 이대표는 파렴치 잡범 누명을 썼다. 이창은 위험에 빠진 백성을 버리지 않고 동래 지율헌으로 데려갔다. 계엄이 선포되자 이재명은 나라가 백척간두에 서있다며 국민을 국회로 불러모았다. 세자는 “당신을 그 자리에서 끌어내리려는 것은 당신이 해원 조씨여서도 아니고 내가 그 자리를 탐해서도 아니오! 용상에 앉은 자가 당연히 해야만 했던 일들, ‘백성은 먹을 것을 하늘로 삼고, 왕은 그 백성을 하늘로 삼는다’, 그 도리를 외면했기 때문이오”라고 일갈했고, 이재명은 국민의 뜻에 따라 자신의 생각을 얼마든지 바꾸겠다고 말했다. 좀비가 된 부왕의 목을 자른 세자처럼 이재명은 악마화된 문재인의 그림자를 밟고 지나가야 한다. 그가 왕좌를 되찾아 좀비를 물리치고 촌충을 발본색원하길 바란다. 

 

인용: 박헌명. 2025. 드라마 <킹덤>과 김여사 정권의 <퀸덤>. <최소주의행정학> 10(1): 1.

간밤에 단잠을 잤다. 며칠째 겨울비가 을씨년스럽게 내렸다. 답답한 마음으로 전전반측했던 차였다. 아침에 연구실에 나와서 컴퓨터를 켜고 잠시 멍했다. 비상계엄이라니... 벌써 국회에서 계엄해제를 의결한 상황이었다. 지난 밤에 많은 일이 있었구나... 놀라움에 이어 노여움이 솟는다. 부창부수 개그였나? 이제 헛웃음이 나온다. 개념없이 막나가던 “김여사” 정권이 기어이 사고를 쳤다. 이렇게도 고마울 수가 있을까...

"김여사"의 자살같은 자살골

윤석열은 3일 밤 10시 20분경 긴급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한마디로 국민을 약탈하는 범죄자·종북·반국가 세력의 소굴인 국회를 소탕하겠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고, 입법 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 저는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계엄사령관에 임명된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합참의장이 아니라) 밤 11시 30분경 다음과 같은 비상계엄포고령을 내렸다.

"자유대한민국 내부에 암약하고 있는 반국가세력의 대한민국 체제전복 위협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2024년 12월 3일 23:00부로 대한민국 전역에 다음 사항을 포고합니다. 1.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

황당하기 그지없다. 분위기로 치면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시절로 되돌아갔다. 케케묵은 멸공반공에 신물나는 빨갱이칠이다. 내용은 엉망진창이다. 왜 거기서 예산이 나오고 전공의가 나온단 말인가. 계엄 요건과 무관하다. 왜 국회 활동을 금지하는가. 계엄 한계를 넘었다. 표현으로 치면 천박하다. 포고령 위반자는 처단處斷한다니 대체 이 무슨 망발인가? 처단의 뜻은 알고나 있는지... 코흘리개 이승복의 낙서장인가? 단순·무식·과격한 “김여사” 본색이다.

민주당은 곧바로 국회 본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자정 넘어 계엄군이 국회에 진입했고 유리창을 깨고 본청으로 들어왔다. 국회의장을 비롯한 국회의원들이 담을 넘어 본회의장에 집결했고 4일 1시경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통과시켰다. 계엄군이 바로 철수했고, 시간을 끌며 머뭇거리던 윤석열은 4시 30분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무회의를 통해 비상계엄 해제를 발표했다.

깨어있는 시민이 멈춰세운 반란

6시간에 걸친 친위반란(self coup d’État)은 이렇게 진압되었다. 21세기에 계엄령이라니 다들 황당하고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다. 적과 교전이 있는 것도 아니고 행정과 사법이 불가능한 상황도 아닌데 비상계엄이라니 뜬금없다. 가깝게 지내는 미국인도 대만인도 놀랍다며 관심을 보였다.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대한민국에서 군사정변이 일어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은 것이다. 눈떠보니 후진국이 된 느낌이랄까?

하지만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두시간 반만에 국회에서 계엄해제를 의결해서 상황을 종료시킨 사실이 더 놀랍다. 대만인 교수는 시민들이 한걸음에 국회로 달려가 중무장한 계엄군을 맨몸으로 맞서는 장면에 감동했다. 자정이 넘은 새벽에 그 짧은 시간 내에 수천 명의 시민이 몰려왔다는 사실에 미국인 교수는 경악했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 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일촉즉발 위기에서 실랑이를 벌였지만 단 1명의 사상자도 없이 평화롭게 마무리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야간투시경까지 장착한 계엄군의 총구를 잡고 “부끄럽지 않냐”며 호통친 여성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단군이 하늘을 연 이래로 백성이 지켜온 나라의 실체다. 왕이 도망가고, 관료들이 숨고, 관군이 사라져도 피땀을 뿌려 나라를 지킨 것은 언제나 백성이었다. 거란과의 전쟁 때도, 임진왜란 때도, 병자호란 때도, 을사늑약 때도 그랬다. 나라의 주인이 백성이라는 것은 교과서에 적혀있는 말이 아니라 우리 삶에 숨쉬고 있는 진리다. 비상계엄 소식을 듣고 여의도로 달려온 남녀노소, 땅바닥에 엎드리고 국회의원을 끌고 밀고 한 이름없는 시민들, 본회의장을 사수하기 위해 대열을 지킨 보좌진들, 놀란 마음을 쓸며 밤을 지새운 시민들 모두 이 나라의 주인이다. 그 마음이 아름답고 고맙고 자랑스럽다. 권력과 총구만 믿고 설쳤던 “김여사” 정권이 까맣게 잊고 있었던 대목이다.

세상 물정 모르는 "김여사"

윤석열 일당이 비상계엄을 밀어붙인 이유와 과정을 두고 벌써부터 설왕설래다. 홍장원 국정원 1차장은 우원식, 이재명, 한동훈, 박찬대, 김민석, 정청래, 조국, 김어준이 제거대상이었다고 자백했다. 계엄 주체와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공익도 국익도 없는 사리사욕의 분풀이다. 이성도 상식도 없는 제멋대로의 발광發狂이다.

그들이 비상계엄을 얼마나 오랫동안 치밀하게 준비했는지, 얼마나 광범위하게 계획했는지는 앞으로 밝혀질 것이다. 분명한 것은 계엄군이 그들의 명령대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완전무장으로 투입되었지만 명령을 회피하거나 지연시켰다. 전두환의 5.18과 확연히 달랐다. 그들은 “계급장이 깡패”이고 “까라면 까”라는 쌍팔년도에 머물러 있다. 명령을 내리면 하급자는 무조건 따라야 하고 실제로 명령이 집행된다는 정신줄이다. 착각이다. 권위과 명령의 본질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다.

상급자의 명령은 자동으로 집행되지 않는다. 하급자가 의심없이 받아들일 때 권위있는 명령으로 수용되고 실행된다. 상급자가 평소 법규를 준수하고 모범을 보여 하급자에게 신뢰를 얻어야 하는 까닭이다.

하지만 김여사 정권은 통수권자라는 지위만 믿고 권위를 살피지 못했다. 느닷없이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긴다면서 국방부를 내쫓았다. 충직하고 유능한 장관과 지휘관을 쓰지 않았다. 충암파를 요직에 앉혀 분란을 자초했다. 해병대원 사망사건을 뭉갰다. 현역은 물론 예비역까지 모욕감을 주고 분노케 했다. 영令이 서지 않는 군대를 만들어 놓았다. 군기강이 무너진 것이다.

하물며 전시도 아닌데 야당이 맘에 안든다고 비상계엄을 한다니 21세기 장병들에게 먹힐 까닭이 없다. 이해할 수도 없고, 군대의 목적과 불일치하고, 자신의 이해관계와 부합하지 않는 명령이다.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무력을 행사하여 국회를 마비시키는 짓은 절대 해서는 안되는 일임을 5.18과 6월 항쟁에서 배운 세대다. 이미 국민이 등돌린 식물 통수권자를 위해 지옥같은 고통과 낙인을 평생 떠안을 얼간이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어이없는 시대착오다.

"김여사" 정권의 자폭이 고맙다

그렇찮아도 제정신이 아닌 “김여사” 정권이 어찌 무너지나 궁금했다. 그냥 물러날 자들이 아니니 기어코 일을 내고야 말리라 짐작은 했다. 불감청不敢請이나 고소원固所願이라면 너무 박한가? 결국은 분을 이기지 못한 광자狂者의 허무한 자폭이었다. 20년 가까이 철권을 휘두른 박정희가 심복의 총에 맞고 나자빠진 그 허탈함일까?

참으로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다. 조상님의 은덕이다. 김여사의 패악질로 누가 이 나라를 갉아먹어온 존재인지 이제 명징明徵해졌다. 과연 구국의 결단이다. 박근혜와 더불어 21세기 대한민국 민주화의 정화精華로 우뚝 섰다. 김여사 정권의 생뚱맞은 반란을 격하게 환영한다. 

 

인용: 박헌명. 2024. 김여사 정권의 친위 반란을 환영한다. <최소주의행정학> 9(12): 2.

수일 전부터 한 이름이 언론에 회자되기 시작했다. 명태균씨를 김명신와 윤석열에게 연결했줬다는 함 아무개 얘기다. 그는 오래 전부터 논문표절이니 알선수재 등으로 비난받다 직장에서 쫓겨났다. 그 이후 한동안 소식이 없었는데 느닷없이 국정농단 한 가운데에 나타났다. 처음에는 놀랐다가 어이가 없다가 “또...” 라며 탄식했다. 국내외 유명 대학에서 학위를 받은 그가 지나온 길이 고작 거간꾼이나 비선인가 싶어 자괴감이 든다.

B급 이론과 수구기득권의 운명

지난해 매불쇼에 출연한 유시민씨가 B급 이론을 소개했다. A급인 상급자는 하급자로 A급을 쓰지 B급을 안쓴다. B급인 상급자는 절대로 A급을 데려다 쓰지 않는다. 자신이 B급인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B급이나 C급을 데리고 논다. C급은 다시 C급이나 D급을 상대한다. 결국 조직은 점차로 F급으로 퇴화된다. 일이 잘될 턱이 없다. 게으르면서도 분수를 모르는 낙오자와 패배자들끼리 놀다가 망한다. 어쩔 수 없는 B급의 운명이다.

공자는 사사로운 뜻이 없고, 기필코 하겠다는 마음이 없고, 집착하는 마음이 없고, 이기심이 없었다(子絶四毋意毋必毋固毋我). 이에 반해 수구기득권은 사사로운 뜻으로 일을 하고, 기필코 일을 해내야 한다며 친일·쿠데타·독재를 가리지 않고,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계속 고집을 부리고, 결국은 자기들의 私利를 취한다(1996: 391). 이들은 잘못을 고치라는 소리는 듣지만 실제 고치지는 않는다(392쪽). 말잘듣는 하수인을 데리고 일하고, 나이많고 덕있는 이를 만홀히 여긴다(396쪽). 품격이 있고, 지식이 많고,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을 거느리지 못한다. 재주를 깎아내리거나 충심을 “꼰대”의 잔소리로 후려치기 때문이다. 또한 자기들끼리도 돈을 공평하게 분배하지 않고, 하수인까지 못살게 굴어 잇속을 채운다(397쪽). 자리의 높고 낮음이 사람의 귀천이라 착각하는 자들이다. 상하간 존중이 없다. 정권의 민낯이다.

사실 능력의 급수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윗사람이 사리분별이 멀쩡한 사람인가가 중요하다. 자신의 재주를 알고 분수를 지키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가 있을 뿐이다. 경우가 바른 자들은 A급이면 A급으로 살고 B급이면 B급에 머문다. 그러면서 꾸준하게 배우고 익혀 일신우일신하는 자들이다. 경우가 바른 상급자는 재주가 출중한 사람들을 기꺼이 삼고초려한다. 사람을 수단으로 삼지 않고 義와 합리성으로 기강을 세운다. 자신의 재주가 B급이어도 멀쩡한 A급을 데려다 쓴다. 물론 멀쩡한 C급이나 D급도 역량에 맞게 일을 준다. 경우없는 하급자라면 A급이든 B급이든 버텨내기 힘들다.

하지만 A급이면서 A+를 노리고, B급이나 C급이면서 A급 행세를 하면 경우없는 짓이다. 지식이나 재물 여부와 관계없이 분수를 모르는 천한 자들이다. 술수와 거짓으로 부당한 기회를 노리는 비루한 자들이다. 하물며 F급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A급 자리를 차지한다면 세상이 어지러워진다. 염치를 모르는 자들이 멋대로 권력을 휘둘러 사람을 상하게 하고 사회를 망가뜨린다. 이들의 난동은 관료제의 물을 흐리고 기강을 무너뜨린다. 품격과 지향이 미치지 못하면 아무리 재주가 출중한들 무슨 소용인가.

경우없는 분자들의 궁상

멀쩡한 자들은 쉽게 나서지 않지만 경우없는 자들은 분수를 모르고 나대는 것이 세상 이치다. 잇속으로 서로 뭉치고 흩어지는 자들이다. 특히 요령이 있는 자들은 자리를 꿰차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몸무림을 친다. 입닥치고 한번 떠보려는 자들이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윗자리를 차지하려는 과격분자, 이들 옆에 빌붙어먹는 분열분자(배신자), 돈이나 챙기고 사는 부패분자들이다(2008: 588-589). 대놓고 친일본색을 드러내는 자, 임시정부와 광복과 강제징용을 말하지 못하는 자, 공복이 되어 서슴없이 국민을 비하하는 자, 양심을 속이고 자리를 지키려 횡설수설하는 자... 음흉한 공작과 달콤한 거짓말은 밤하늘의 폭죽처럼 현란하다. 기회주의 수구기득권을 해체시키는 것이 이리도 힘들다.

드문드문 청문회, 국정감사 등을 보면서 종종 속이 불편해진다. 한덕수(국무총리), 추경호·최상목(경제부총리), 박순애·이주호(교육부), 이종섭·신범철·임기훈·여인형·임성근(국방부), 원희룡·박상우(국토교통부), 김문수(노동부), 박보균·유인촌(문화체육관광부), 한동훈·박성재(법무부), 박민식(국가보훈부), 조규홍·박민수(보건복지부), 김현숙·김행(여성가족부), 박진·조태열·김의환·박철희(외교부), 김영호(통일부), 이상민(행정안전부), 한화진(환경부), 최재해·유병호·최달영(감사원), 이원석·심우정(검찰청), 윤희근·김찬수(경찰청), 백경란·지영미(질병관리청), 정진석·윤재순·이시원(대통령실), 김용현·김태호·신원식(국가안보실), 이배용(국가교육위원회), 김홍일·유철환·정승윤(국민권익위원회), 안창호·김용원·이충상(국가인권위원회), 김채환(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김효재·이동관·김홍일·이진숙·김태규·조성은(방송통신위원회), 류희림·이현주·김흥수(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백선기·한정석(선거방송심의위원회), 김형석(독립기념관), 김낙년(한국학중앙연구원), 박지향(동북아역사재단), 김광동·황인수(진실화해위원회), 박민·박장범·강규형(KBS), 정기석(국민건강보험공단), 민영삼(방송광고진흥공사), 최철호(시청자미디어재단)... 답이 없다.

아, "하암..."

맨처음 건진이나 천공이 언급될 때에는 그렇고 그런 계집과 속없는 사내를 생각했다. 명씨가 등장하여 경우없는 자들의 속살을 까발리자 헛웃음이 나왔다. 함씨가 그를 미륵보살로 불렀다는 대목에선 고개를 떨궜다. 아, 그 부류였구나. 이런 자들을 스승이니 선생이니 박사라며 매달리는 허접들이라니... 끼리끼리 유유상종이라고 했다. F급이어도 한번 떠보겠다고 아등바등하는 자들이다. 관상을 살피고 사주를 보고 점괘를 풀고 해몽을 하고 연줄을 찾는다. 신분을 숨기고 표절하고 위조하고 조작하고 거짓말하는 자들이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막사는 인생들의 궁상이다. 

 

인용: 박헌명. 2024. B급 이론으로 풀어 본 수구기득권의 운명. <최소주의행정학> 9(12): 1.

오늘 아침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했다. 박빙이라는 예측이 무색한 완승이었다. 연임에 실패한 뒤 성추행 입막음, 기밀문서 유출, 의회난입 등으로 벼랑 끝에 몰렸던 그가 천신만고로 기사회생한 것이다.

트럼프의 선동질과 과격한 미국 유권자

트럼프가 배설하듯 쏟아낸 거짓, 막말, 혐오, 저주가 삶에 지친 미국인들을 흔든 것일까? 불법 이민이든 낙태든 러우전쟁이든 뭐든 간에 유권자들은 “닥치고 미국우선주의”를 선택했다. 먹고 사는 문제가 녹록치 않았던 탓일까? 고난을 참지 못하고, 속임수에 넘어가 정신줄을 놔버리고, 과격하게 난동을 부린 것일까? 명백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자를 마다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도덕, 금욕, 근면으로 미국을 세웠던 청교도는 스러지고 있는가? 아님 그만큼이나 바이든-해리스 행정부가 잘못한 것일까?

적반하장인 “장님무사”의 민낯

오전 10시에는 윤석열씨가 대국민담화와 기자회견을 열었다. 모든 것이 자신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고 했다. 국민께 진심어린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뭐가 어떻게 잘못된 것인지를 얼버무리면서 어찌 되었든 사과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대통령 3년차의 자신감일까? 할테면 해보라는 자세로 기자, 야당, 국민에게 훈계질을 했댔다. 습관성 반말에 “미쳤냐” “무식한” “까지고” “인마” 등을 거침없이 내뱉았다. 어눌하지만 기껏 우리말로 질문한 외신기자를 못알아듣겠다며 생깠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하는 건달의 걸쭉함이다. 말이든 손짓이든 태도든 그냥 추접하고 상스럽다.

정말 5분을 참고 듣기가 어려웠다. 알맹이없는 횡설수설이었다. 야당이 박수를 안쳐서 시정연설을 안갔다느니, 검사 때 쓰던 전화로 많은 사람들과 자유롭게 통화했다느니, 국어사전을 새로 써야 한다느니, 집사람이 제대로 사과하라고 해서 나왔다느니... 대체 무슨 소리인가. 밴댕이 소갈딱지이고, 법과 무관하게 막살아온 제멋대로이고, 마누라에게 쩔쩔매는 등신이라는 것 아닌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 모른다. 사실과 거짓, 공과 사, 공식과 비공식을 구분하지 못한다.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른다. 그때그때 아무렇게나 둘러댈 뿐이다. 건들건들 성의도 없다. 세상이 자기 주위로 돈다는 다섯살배기의 아집과 유치함이다.

기껏 사과해 놓고 뭐가 잘못인지 알려달라니 황당하다. 초상집에 가서 밤새도록 구슬프게 곡을 해놓고 아침에 누가 죽었나고 묻는 겪이다.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모지리의 뚝심이자 용맹이다. 얼치기 “앉은뱅이 주술사”에게 바보취급을 당하면서도 찍소리 못하는 “장님무사”가 감히 부부싸움을 하겠다니... 순진한 집사람의 전화기를 보자고 할 배짱도 없는 사랑꾼이 꼴에 사내랍시고 앙탈을 부리는가? 술취한 공처가의 주사인가? 반항인가? 철딱서니없는 “낭만자객”의 기개가 가상하다.

민심을 속인 나무꾼의 도끼질

소정 선생님(2001)은 이솝우화를 인용하여 악한 통치자는 백성에게 아첨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급하면 구걸이라도 해서 권력을 취한 뒤, 그 권력을 도구삼아 백성을 해친다고 했다.

"하루는 한 사람이 손에 도끼를 들고 숲에 와서 하는 말이, 뭘 하나 만들고자 하니 나무들에게 작은 가지를 달라고 말한다. 나무들은 마음이 좋아서 그에게 나뭇가지를 준다. 그 준 나뭇가지를 갖고서 이 사람이 뭘 만들었는지 아는가? 나뭇가지로 도끼의 손잡이를 만들었고, 이 사람은 이 도끼로 나무들을 차례로 잘나냈다. 투표할 때마다 유권자의 의식수준이 논의되는 것도 다 교묘한 말에 속아 도끼자루 할 것을 나무꾼에게 내주지 말라는 이야기다"(2001: 139).

윤씨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지친 시민들을 선동했다. 문재인 정부가 무식한 삼류 바보들을 데려다가 나라를 망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를 장악한 운동권이 국민을 약탈하고 있다고 했다. 당시 자신이 정의를 세워야 했던 검찰총장이었음을 알고는 있는지... 확정적 중범죄자인 야당 후보와 토론하는 것이 어이없다고 했다. 말폭력에 가까운 과격한 발언으로 민심의 분노를 자신의 물꼬로 끌어들였다. 수많은 질문에 엉뚱한 동문서답이나 버럭으로 대꾸했다.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도 않고 그냥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명박의 “부자되세요”나 박근혜의 “국민행복시대”와 같이 뜬구름잡는 소리였다.

하지만 윤씨가 쏟아낸 막말은 자신에게 저주가 되어 돌아왔다. 삐뚤어진 이념에 사로잡혀 미국과 일본의 바짓가랑이에만 매달렸다. 몰빵 외교는 실속은 커녕 호구가 되어 비웃음만 샀다. 홍범도 장군 폄훼, 일제징용 배상금 변제, 역사교과서, 사도광산 문제 등에서 친일 본색를 드러냈다. 주요 공직을 전리품처럼 종일·종미, 검사, 선후배, 이웃주민, 첨꾼 등으로 채웠다. 법사·보살이 설치니 일이 잘될 리가 없다. 문정권에서 잘 나가던 수출은 고꾸라졌다. 무역적자가 불어났다. 서민들은 고물가와 고금리로 아우성인데 기업과 부자들의 세금은 깎아주었다. 병사월급으로 장난치다 장교와 부사관을 흔들었다. 남북긴장을 조성하더니 대북전단을 오물풍선으로 돌려받았다. 게엄령, 친위쿠데타, 살상무기지원, 우크라이나 파병까지 의혹 투성이다. 무리한 의대생 증원으로 교육과 의료가 난장판이 되었다. 국민을 갈라쳐 네 편을 공산·반국가세력으로 몰아 때려잡을 테세다. 그들만의 공정과 상식와 통합이었다.

깨어나고 단결하여 끌어내려야 한다

이태원에서 벌어진 10.29 참사, 해병대 채상병 사망,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김씨의 명품백 수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대통령 관저 이전... 사건이 사건을 덮고 윤씨가 몽니를 부리고 있다. 김대남씨와 명태균씨는 김씨와 윤씨가 살아가는 법을 증언하고 있다. 장님무사가 밤낮을 헤매는 동안 주위에서 알뜰하게 해먹고 있다는 소리다. 이제 잇속이 틀어지니 서로 물고 뜯고 하는 것이다. 지지율이 1할 대로 내려앉았지만 끝까지 버틸 각오다. 이명박과 박근혜처럼 그 천한 자질과 됨됨이를 알고서도 국민 스스로 도끼자루를 쥐어줬다.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 포악한 나무꾼의 도끼질에 속절없이 잘려나갈 것인가. 자, 이제 어찌할 것인가. 

 

인용: 박헌명. 2024. 트럼프의 기사회생과 장님무사의 도끼질. <최소주의행정학> 9(11): 1.

얼마 전 아파트 두레기(승강기)에 시뻘건 글씨가 적힌 인쇄물이 붙었다. 두서도 없이 1, 2, 3... 으로 적고 밑에다 손글씨로 이름 석자를 갈겨썼다. 주소도 연락처도 없다. 떼면 재물손괴로 처벌받을 수 있다면서 으름장이다. 맥락도 없고, 문장도 형편없다. 배배꼬인 심술만 덕지덕지 붙어있다. 한마디로 “나 승질나써, 재 시러”였다. 사실여부는 따지기도 싫다. 짖궂은 낙서가 아니라 막돼먹은 악당이 사람들이 오가는 담장에 똥칠을 해놓고 튄 것이다.

토착왜구들의 아무말과 어거지

이런 악당은 차라리 귀엽다. 주변국의 지도자들을 보라. 트럼프, 푸틴, 시진핑, 아베... 제왕(대통령) 놀이에 푹 빠져있는 김명신, 숙취인듯 반국가세력을 운운하는 윤석열, 그들이 임명한 장차관들... 국회의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은 공직자들. 국가안보와 수사를 들먹이며 자료제출과 답변을 거부하는 공복들.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뻔한 거짓말을 늘어놓는 자들. 국회의원을 윽박지르고 뒤에서 낄낄대는 자들. 차마 친일을 부정하지 못하고 멍한 눈으로 동문서답하는 자들. 임사단장은 똥별이 되었고 방통위는 빵통위가 되었다.

이들의 주장은 양지만 쫓는 기회주의자의 고백이다. 신념을 팔아먹은 자들의 과시용 간증이다. 일제 강점기에 모두가 일본국적이었다(사람취급도 못받았다), 일제의 곡물 수탈이 아니라 수출이었다(원하지 않았다), 일제 식민지 덕에 근대화를 이루었다(일제를 위한 일이었다), 광복이 아니라 건국이다(개천절이 건국절이다). 천황폐하의 항복을 의미하는 광복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안중근과 김구는 황은皇恩을 배신한 반역도이자 테러리스트이다. 오매불망 끗발있는 일본인이 되고 싶었고, 황민皇民으로서 당연히 곡물과 군수물자를 바친 것이고, 황군皇軍 깃발을 들고 앞장서서 남의 자식들을 징용으로 성노예로 보냈을 뿐이다...

또 상해임시정부는 국민, 영토, 주권 어느 것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으니 정부가 아니라고 강변한다. 감히 대일본제국에 맞선 불경스런 집단아닌가. 이런 식이면 친일반민족행위자를 쓸어버리지 못했고, 헌법에 나와 있는 한반도를 영토로 확보하지 못했고, 북한 인권을 들먹이면서도 주석궁을 압수수색조차 못하고, 작전통제권조차 제대로 갖지 못한 지금의 대한민국은 대체 뭐란 말인가. 자존自存과 자존自尊으로 살아가는 국민, 온전한 영토, 멀쩡한 주권을 갖추지 못했으니 국가라 할 수 있는가? 입에서 나왔다고 다 말이 아니다. 도대체 누가 어디서 이런 기라성같은 토착왜구들을 발굴했는지... 뼛속까지 왜놈 본색인 기회주의자들을...

교양있는 대화와 논쟁으로 대적하라

지난 8월 21일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 오프라 윈프리(Oprah G. Winfrey)가 등장하였다.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했지만 대화쇼(talkshow) 달인으로 성공한 흑인여성이다. 나는 윈프리의 지지연설을 듣고 무릎을 쳤다. “We know all the old tricks and tropes that are designed to distract us from what actually matters, but ... and they require adult conversation. ... because civilized debate is vital to democracy...” 철지난 속임수와 말공작이 우리들을 문제의 핵심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한다. 필요한 것은 성숙한 어른다운 대화다. (야만스런 말싸움이 아닌) 교양있는 논쟁은 민주주의의 핵심요소이기 때문이다.

토착왜구들의 배설에 가까운 궤변과 막말이 “old tricks and trops”이다. 종북, 주사파, 공산주의, 반국가세력 등 끝간데없는 빨갱이칠이다. “흘러간 주문呪文”도 신물이 날 지경인데, 한물 간 자들이 돌아와 철지난 사술邪術을 부리고 있다. 일제 강점기 선조들의 국적이 일본인 것을 몰랐냐고 당당하게 훈계하는 변절자, “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이라는 국가안보 책임자. 어떻게든 천황의 황민으로 승천하려는 왜구의 발악질이다. 구역질이 날 지경이다.

법제사법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벌어진 딴죽걸기를 보라. 쟁점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트집을 잡고 시비를 건다. 정작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하도록 난장판을 만든다. 성숙한 대화와 논쟁을 저지하는 육탄방어다. 무엇이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따져보려는 의욕마저 무참하게 꺾는다. 청중들은 악다구니같은 횡설수설에 어질어질하다가 분별력이 흐려진다. 듣기도 쳐다보기도 싫다. 그 놈이 그 놈이라며 자포자기한다. 감언이설에 통달한 기회주의자들에게 유리한 판이 된다. 공작이 성공하는 순간이다.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는 자가 장관이 되고, 환경을 보호할 의지가 없는 자가 환경부를 지휘하고, 방송통신에 문외한인 검사가 방통위를 맡고, 임시정부와 광복이 탐탁찮은 자가 독립기념관장이 된다. 조직은 방향감각을 잃고 유인체계가 뒤집힌다. 지향이 다르니 하는 일마다 엉뚱하고 황당하다. 일을 모르니 무엇을 해도 되는 일이 없다. 소신있게 일하는 자는 좌천이고 말만 잘듣는 자는 영전이다. 근본없는 낙하산이나 앞잡이가 완장을 차고 설친다.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된다. 하지만 책임지는 자는 없다. 관료제가 급속도로 와해된다. 토착왜구의 숙원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적들의 난동에 맞서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

윈프리는 또 힘주어 말했다. “[T]he work is not done, the work will never be done because freedom isn’t free... It requires commitment. ... every now and then it requires standing up to life’s bullies.”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따라서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여정은 끝나지 않았고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언제나 인생 최대의 악당들과 당당히 맞서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민주주의는 영원히 완성될 수 없다. 시민들이 끊임없이 문제를 찾아내서 수정해야 하는 과정과 절차일 뿐이다. 민주주의 적들은 호시탐탐 빈틈을 노리고 있다. 이들의 난동에 맞서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 적들의 요설에 흥분하면 안된다. 말폭력으로 맞대응하면 말려드는 것이다. 정신줄을 잡고 참아야 한다. 차분하게 사실과 논리로 말하고, 성숙한 토론으로 적들을 제압해야 한다. 아무말과 어거지가 난무하는 판에 강유정, 김영환, 이소영, 이해민, 임광현, 임미애, 최기상의 이성과 상식이 대안이 되길 바란다.

 

인용: 박헌명. 2024. 토착왜구들의 난동과 교양있는 논쟁. <최소주의행정학> 9(1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