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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최소주의행정학
조국이 나타났다. 제 22대 총선거를 앞두고 기어이 살아서 돌아왔다. 풍비박산된 집안을 뒤로 하고 눈빛을 번득이며 주먹을 불끈 쥐고 나왔다. 검찰 독재 정권을 심판하는 저승사자가 되어 나타났다. 정치인 조국의 등장이다. 지난 3월 21일 그의 고향인 부산에서 피를 토하듯 포효했다. “이제 고마 치아라마...” 시대정신을 꿰뚫는 그의 사자후에 사람들은 비명같은 탄성을 질렀다. 이 울부짖음이 천둥번개가 되어 잠든 세상을 깨웠다. 화나고 답답한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았다. 봄날 철쭉이 검붉게 불타오르듯 조국이 전국을 돌며 사람들의 가슴팍에 불을 지르고 있다. 그 불길이 번져나가 선거 자체를 삼키고 있다. 살아 돌아온 조국의 사자후 조국은 2019년 8월 9일 법무장관으로 지명되었다. 진저리치는 고난의 시작이었..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공천이 21대 당선자 전체의 45%, 지역구 의원의 39%(163명 중 64명) 교체로 끝났다. 공천을 둘러싼 잡음은 여느 선거때와 다를 바 없었지만 여당 뿐만 아니라 공천을 받지 못한 자들은 “친명횡재 반명횡사”라는 주문을 외고 있다. 매일 신문과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측근공천, 특혜공천, 방탄공천, 멸문공천이라고 헐뜯고 있다. 그러면서 현역 다수와 용산파가 자리를 꿰찬 여당은 매끄러운 공천으로 찬양하기 바쁘다. 흙수저 이재명이어서 할 수 있는 공천 수년 째 이어지고 있는 이재명에 대한 수사로 측근 대부분이 구속되어 있는 마당에 무슨 측근공천이고 특혜공천이란 말인가? 이씨가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영입한 후보나 경선에서 이긴 후보는 당연히 “친명”이고 탈당이나 경선에서 패배한 후보는 “반..
민주당 김종민, 이원욱, 조응천이 지난 1월 10일 탈당을 결행했다. 윤영찬과 함께 이른바 “원칙과 상식”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당지도부를 흔들어왔다. 탈당의 변으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하는데, 사당화된 이재명 체제에서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양심상 비정상 정치에 더이상 끌려다닐 수 없다고 했다. 제 3지대 세력을 모아 비장한 뜻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이튿날 이낙연도 “마음의 집”이었던 민주당이 방탄정당이 되었다며 떠났다. 그들의 행보가 모든 것을 말한다 수구세력은 민주당 공천을 두고 이른바 친명횡재(橫財) 반명횡사(橫死)라는 낙인을 찍었다. 공천을 받지 못한 자들도 적의 언어로 분풀이를 하고 있다. 실망하고 분노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지나친 언사다. 이재명을 연산군이나 나찌에 빗대어 비난하기도 했다...
해병대 제1사단장 임성근씨가 진술서에서 실종자 수색에 투입된 장병들이 물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현장에서 작전을 수행한 대대장들이 자신의 지시를 잘못 해석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정녕 별을 둘 씩이나 단 자의 언행이란 말인가. 현재 권력을 틀어쥔 자들의 정신줄과 행동방식을 고스란이 드러내고 있다. 수색이 아니라 죽든지 말든지 지난 7월 19일 예천 내성천에서 수해로 실종된 주민을 수색하던 해병대 포병대대 채일병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폭우와 영주댐 방류로 거세진 유속 때문에 장갑차 투입도 포기한 상황이었다. 붉은 티셔츠를 갖춰입은 장병들이 줄지어 손을 잡고 허리높이까지 강물을 훑고 있었다. 물속 움직임을 방해하는 멜빵장화를 신기면서 구명조끼도 입히지 않았으니 위험천만한 짓이었다. 차..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군 성노예로 끌려가 고초를 겪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2016년에서야 시작된 1차 소송에서 배춘희 할머니 등은 2021년 승소하였다. 2차 소송은 이용수 할머니 등 16명이 참여하였는데, 2021년 4월 1심 재판부는 이른바 “국가면제”라며 일본 정부의 손을 들어주었다. 하지만 지난 달 23일 열린 항소심에서 서울고등법원은 일본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2억원씩 손해배상을 하라고 판결했다. 일본군 성노예(wartime sexual slavery of Japanese military)가 아니라 가해자의 시각을 담은 위안부慰安婦(comfort women)라는 표현이 탐탁찮다. 인권을 유린당한 피해자들의 소송을 강건너 불구경하듯, 아니 피고인 일본의 편을 드는 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효자종목이라는 태권도와 양궁 뿐만 아니라 수영에서도 김우빈 선수가 놀라운 기량을 펼쳤다. 축구와 야구 모두 대회 연속으로 우승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에 무심했던 나의 주목을 끈 것은 탁구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따낸 장우진·전지희와 임종훈·신유빈이었다. 국내외로 어수선하고 우울한 일들이 벌어지는 와중에 내린 청량한 단비랄까? 동메달들의 발칙한 행각이 사랑스럽다 우연히 지난 9월 30일에 열린 이들의 시상식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나는 탁구를 즐기는 편이 아니어서 이들을 보고도 누군지 알지 못했다. 단지 언론 보도로 신유빈이란 이름 석자는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들의 발칙한 행각에 처음엔 얼떨떨 하더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고였다. 먼저 장우진·전지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