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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최소주의행정학
엽기요 추잡스런 변태 행각이라고 박근혜 최순실 스캔들을 비난하면서도 나는 영 개운치가 않다. 정말 봉건시대에서도 있을 수 없을 것 같은 일이었기 때문에 어쩌면 우리는 문제를 심각하게 보지 않고 간과했는지도 모른다. 어느 행정학자가 대통령이 “비선실세”가 권한 옷을 입고, 회의를 열고, 정책을 만들고, 상벌을 내리는 상황을 상상할 수 있었을까? 맞춤법도 “공항장애” 수준이고 말법도 “이그저”인 갑질 아줌마에게 연설문까지 “컨펌”을 받으리라 생각했단 말인가? 참으로 입에 담기조차 “거시기”한 일이다. 정부 관료제가 박근혜 최순실에게 완전히 털린 것이다. 농락籠絡을 당하고 강간을 당하고도 찍소리 못하고 따귀질을 당하고 발길질까지 당한 것이다. 배울 것 다 배우고 알 것 다 아는 엘리트 공무원들이 어찌하여 “이..
미꾸라지가 물을 흐리고 있다. 지난 가을부터 박근혜씨와 최순실씨, 그리고 그 부역자들이 나라를 뒤집어 놓았다. 민간인인 이른바 “비선실세”는 그렇다 쳐도 대통령부터 시작해서 비서실장, 민정수석, 정무수석, 국가안보실장, 경호실장, 의무실장, 비서관, 행정관, 심지어는 장관과 차관까지 공무원들이 줄줄이 연루되었으니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 언감생심焉敢生心 좀도둑이나 깡패집단이 청와대와 정부청사를 접수하고 나서 몇 년 간 마음껏 행세를 하고 난장판을 벌여놓은 셈이다. 곡간에 든 들쥐 무리처럼 말이다. 정말 이게 나라냐며 자조自嘲하는 까닭이다. 공직자의 의무와 윤리는 커녕 선공후사先公後私를 언급하기조차 민망할 정도다. 중범죄를 저지르고 국정을 농단壟斷했다기보다는 그저 엽기獵奇다. 날마다 새롭게 드러나는 이들의..
과연 그렇다면 시민의 비폭력 운동이면 충분한가? 독재자와 악한 정권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무엇일까? 악한 정권이 무서워하는 것은 시민들의 폭력과 난동이 아니다. 시민들이 자신이 저질러 놓은 나쁜 짓을 알아차리고 주권자로서 권리를 깨닫는 것을 싫어한다. 진실을 따져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밝혀내는 것을 주저한다. 사실과 진리를 말하는 것을 꺼려한다. 주권자의 기본 권리를 요구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시민들이 스스로 모여서 군중의 목소리로 외치는 것을 무서워한다. 시민들이 주먹질이 아닌 비폭력으로 질서있게 최소한의 요구를 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시민들이 흔들리지 않고, 참고 견디면서, 정당한 주장을 계속 요구하는 것을 괴롭게 생각한다. 반면에 악한 정권은 시민들이 주권자임을 잊고 현실 문제에 무관..
촛불시위가 전국 곳곳에 타오르고 있다. 지난 달 26일 서울에만 150만명이 모였고 전국에서 190만명이 촛불을 들었다. 청와대는 물론 정치권도 놀랐을 것이다. 민심이 이렇게까지 뜨겁고 무서운 것인가 하며 탄식했을 것이다. 아마도 집회에 나선 시민들 스스로도 놀라고 또 감격했을 것이다. 주권자로서 박근혜씨에게 배신과 치욕을 당한 울분을 너도 똑같이 느꼈구나 하면서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했을 것이다. 길거리로 뛰쳐나온 2백만 시민이 폭력을 사용하지 않고 박근혜퇴진만을 외치는 촛불시위에 세계가 주목하고 감탄하고 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남녀노소가 촛불을 들고 참가자들의 발언을 듣고 공연을 즐기는 모습은 그 자체가 평화로움이다. 대규모 비폭력 촛불시위가 감동을 주는 까닭이다. 그러면 왜 비폭력인가?..
전인권이 지난19일 밤 광화문에 모인 60만 시민들을 울렸다. “평화 시위”를 염원한 그는 에서 “우리 가진 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니. 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가 끝내 이기리라”라고 토해냈다. 그의 입에서 느린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는 그의 말투처럼 어눌한듯 담담하나 비장한듯 장엄했다. 곧바로 이어진 과 어우러져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야수가 울부짖는 듯한 그의 은 시민들의 “떼창”으로 퍼져 진한 감동과 여운을 남겼다. ... 그러나 비가 내리면 그 비를 맞으며 눈이 내리며 두 팔을 벌릴거야. 에— 행진— 행진— 행진— 하는 거야. ...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행진— 하느님이 보우하사 하는 거야 우리들은 ... 우리나라 만세 하는 거야. OhmyStar의 김윤..
정세균 국회의장이 수난을 겪고 있다. 농림수산부장관 해임안을 9월 24일 본회의 차수를 바꾸어 표결에 부쳤고, 여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해임안은 통과되었다. 이에 앞서 대정부질문에서 국무위원들은 시간을 벌려는 듯이 일부러 길게 답을 했다. 자정이 가까와 오자 여당 원내대표는 밥먹을 시간도 안주냐며 의장에게 거칠게 항의했다. 이른바 여당의 “필리밥스터”라는 황당한 사태가 벌어졌다. 해임안 표결처리에 반발하여 여당대표는 정의장이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했다며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정의장이 죽든 자신이 죽든 끝장을 보겠다며 기염을 토했다. 다른 여당 의원들도 동조해서 밖으로 뛰쳐나가 반공멸공 시위를 하듯이 정의장을 규탄하고 사퇴할 것을 요구하였다. 뜬금없고 우스꽝스런 허세일 뿐이다. 표결처리는 핑계일 뿐 국정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