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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최소주의행정학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촛불혁명 이후 지난 1년간 국정농단에 연루된 자들이 줄줄이 재판정에 섰다. 주역인 최순실 박근혜씨가 감옥에 끌려갔고, 다스 실소유주 논란의 당사자인 이명박씨도 뇌물수수, 조세포탈, 국고손실 등의 혐의로 구치소에 갖혔다. 두 전직 대통령이 각각 수인번호 503과 716을 달고 재판을 받고 있다. 한편 내우외환에서 출발한 문재인 정부는 완강한 저항과 냉소에도 불구하고 적폐청산과 한반도의 비핵화를 묵묵히 추진하였다.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은 비명에 가까운 환호를 이끌어냈고, 끈질기게 문재인씨가 중재한 북미정상회담은 우연히도 선거 전날 열리게 되었다. 문재인씨의 지지율이 7할을 상회하고 여당인 민주당의 지지율이 5할을 넘고 있다. 잃어버린 ..
서울시가 2014년 제정된 에 따라 국어바르게쓰기위원회를 꾸려 행정용어 145개를 쉬운 우리말로 고쳤는데, 그 중에는 최근 고시된 성별, 장애 등 차별에 관련된 용어 13개가 포함되었다고 한다(연합뉴스, 2018.4.16). 예컨대, “정상인”은 “비장애인”으로, “조선족”은 “중국동포”로 쓰라고 권고했다. 아직도 많은 법률과 행정 용어와 표현이 한글의 말법과 글법과 거리가 있다. 우리의 일상에서 일본말 찌끄러기가 널부러져 있고 쓸데없이 영어 단어를 섞어쓰고 있는 현실에서 그 취지와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억지로 균형을 맞추려거나 일상의 말습관에 맞지 않는 것도 있기 때문에 마음이 마냥 편한 것은 아니다. 학부형? 처녀작? 레이싱걸? 예컨대, “학부형學父兄”은 학생의 아버지와 형이어서 여성이 빠져..
최근 여당의 유력한 공직 후보 몇몇이 성추행 의혹을 받고 공직에서 물러나거나 6월 지방선거 출마를 포기하였다.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의 지원을 받아 출장을 가고 정치후원금을 기부한 일 때문에 김기식씨가 얼마 전 금융감독원장을 그만두었다. 댓글을 조작했다는 “드루킹 사건”으로 경남지사 후보로 나섰던 김경수씨가 곤경에 처했다. 물론 공직자든 아니든 법을 위반했다면 누구든 정해진 절차에 따라 조사를 받고 처벌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런 일을 지켜보는 마음이 편치 않다. 야당은 물만난 물고기마냥 지난 대통령선거까지 들먹이며 특검과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명박근혜 시절 국가정보원, 사이버사령부, 기무사령부, 경찰까지 나서서 여론을 조작한 일과 마찬가지라며 총력을 다해 들쑤시고 다니고 있다. 역사적인 남북정..
지난 1월 29일 현직 검사가 JTBC 에 출연하여 수년 전 법무부 검찰국장에게 성추행당한 사실을 고발했다. 3월 5일에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정무비서 역시 에서 안지사의 성폭행을 폭로했다. 이른바 미투(#MeToo) 운동이다. 유명한 연극연출가, 시인, 배우, 가수, 정치인 등이 가해자로 지목되었고, 일부는 자리를 내놓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데뷰 25년 만에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던 김생민씨가 10년 전 회식 중 제작진 두 명을 성추행한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본인이 사실을 인정하고 피해자를 찾아 사과를 했지만 김씨는 하루 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출연중인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 해야 했고, 광고도 내려져 피해보상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 과연 김씨의 성추행은 그가 이룬 모든 것을 허물어..
지난 2월 9일부터 25일까지 강원도 평창에서 제 23회 동계 올림픽이 열렸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북한에서 미사일을 쏘아대는 바람에 과연 올림픽이 개최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전쟁위기설까지 퍼지는 와중에 선수파견을 유보하겠다는 나라도 있었다. 하지만 연초에 북한이 태도를 바꾸어 올림픽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하겠다고 나서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결국 92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남북 선수단은 한반도기를 내걸고 개막식에 들어섰다. 아이스하키 남북한 단일팀은 1승도 건지지 못했지만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내외신 모두 이번 동계 올림픽이 성공적이었다고 평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하는 문제를 놓고 일부 야당이 비난을 쏟아냈다. 이른바 판싸움(프레임 경쟁)를 시도한 것이다. 평창올림픽이 아니..
청와대의 국민청원이 요즘 인기를 끌고 있다.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구호는 30일 동안 20만명 이상의 국민이 지지한 청원에 대하여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가 답한다는 것이다. 이미 청소년보호법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폐지하고, 낙태죄를 폐지하고, 흉악범 조두순을 다시 재판하여 처벌하고, 권역외상센터의 중증외상분야를 지원하고, 술을 마시고 저지른 범죄을 깎아주는 “주취감형”을 없애달라는 요구에 답을 했다. 국민청원의 빛과 그림자 지난 9년 이명박근혜 정권은 국민의 애절한 요구를 외면하고 억압했던 벽창碧昌이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규제를 덜컥 풀어준 것에 항의하며 거리로 뛰쳐나온 시민들을 소위 “명박산성”을 쌓아 물리쳤다. 세월호가 침몰하여 삼백여 명의 젊은 목숨이 수장되었는데도 대통령이 업무시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