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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최소주의행정학
권위란 무엇인가? 20여년 전 직위가 높은 윗사람의 권위에 도전한 대가代價로 적어낸 반성문의 첫번째 문장이다. 많은 아랫사람들이 보는 데서 윗사람의 체면과 위신을 땅바닥에 패대기친 그 불경을 참회하라는 요구가 있었다. 떳떳한 마음으로 대의를 선택하기로 하고 나는 두번째 문장을 이렇게 적었다. “권위란 그 자리가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런 황당한 반성문을 읽어본 어느 상급자가 혀를 끌끌 찼다. 반성문을 가장한 훈계문에 당혹해하면서도 차마 나무라지 못하는 심경을 그의 낯빛에서 읽었다. 나는 어쩌다가 이런 “불경스런 반성문”을 적었을까? 무관심영역? 수용영역? 이문영은『인간 종교 국가』(2001: 388)에서 “바너드(Chester I. Barnard)는 1938년에 저술한 Funct..
공직자와 정치인의 부적절한 말법으로 사회의 공분을 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부분은 그 사람의 지식수준과 편견과 도덕성이 기대이하임을 민낯처럼 드러낸다. 화가 나기보다는 참담할 뿐이다. 이런 사람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대화하여 백성들이 당면한 문제를 풀어야 할 공복公僕이기 때문이다. 대화가 서로 오해를 풀고 화합을 하기 위함인데 그런 말법이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고 듣는 사람들을 화나게 하기 때문이다. 공직자들이 적절하지 못한 말법을 사용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누구의 말이 옳고 그른지보다도 그 말하는 모냥새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그만큼 책임도 져야 한다. 비열하고 무책임한 공직자의 말법 두 가지를 살펴보자. 2010년 1월 17일 이명박씨가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정책에는 적당한..
처음으로 식구들을 데리고 나들이에 나섰다. 오래된 동무가 사는 동네에 가서 산에도 올라보고 온천에도 다니면서 며칠 쉬었다 올 생각이었다.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다가 뒷간에 갈 일이 생겼다. 길게 바닥까지 내려앉은 소변기는 특별할 것이 없었다. 그런데 소변기 밑에 사방 30cm가 되는 타일이 한 줄로 깔려서 바닥에서 높이 1cm 정도가 되는 턱을 만들고 있었다. 소변기에서 타일 끝까지의 거리가 아주 묘해서 적당히 타일을 밟고 있으면 서 있기가 불안했다. 볼 일을 보려면 어쩔 수 없이 완전히 타일 위로 올라가야 했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소변기 가까이에 가도록 했다. 이런 뒷간을 전에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난다. 이런 만듦새는 말하지 않고도 그 뜻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소변기를 깨끗하게 쓰라느니, 소변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