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민주주의로 가는 길 (16)
월간 최소주의행정학
전우용 교수가 지난 해 10월 26일 그의 트위터 방(histopian)에서 “노무현은 대통령의 권위[주의]를 없앴고, 이명박은 대통령의 도덕성을 없앴으며, 박근혜는 드디어 대통령의 자격기준을 없앴습니다”라고 적었댄다. 참으로 재치있는 독설이다. 한마디로 시체나 금치산자가 아니라면 이젠 누구라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소리 아닌가? 촛불민심은 어디로 갔는가? 이른바 “촛불대선” 혹은 “장미대선”이 끝을 향하고 있다. 박근혜씨가 탄핵을 당하여 파면된 후 60일 만에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깜깜이 선거”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후보와 그들의 공약을 꼼꼼하게 검증하기에 너무 짧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60일이 아니라 60년을 줘도 크게 달라질 것같지 않다. 관련 법과 관행은 ..
과연 그렇다면 시민의 비폭력 운동이면 충분한가? 독재자와 악한 정권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무엇일까? 악한 정권이 무서워하는 것은 시민들의 폭력과 난동이 아니다. 시민들이 자신이 저질러 놓은 나쁜 짓을 알아차리고 주권자로서 권리를 깨닫는 것을 싫어한다. 진실을 따져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밝혀내는 것을 주저한다. 사실과 진리를 말하는 것을 꺼려한다. 주권자의 기본 권리를 요구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시민들이 스스로 모여서 군중의 목소리로 외치는 것을 무서워한다. 시민들이 주먹질이 아닌 비폭력으로 질서있게 최소한의 요구를 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시민들이 흔들리지 않고, 참고 견디면서, 정당한 주장을 계속 요구하는 것을 괴롭게 생각한다. 반면에 악한 정권은 시민들이 주권자임을 잊고 현실 문제에 무관..
정세균 국회의장이 수난을 겪고 있다. 농림수산부장관 해임안을 9월 24일 본회의 차수를 바꾸어 표결에 부쳤고, 여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해임안은 통과되었다. 이에 앞서 대정부질문에서 국무위원들은 시간을 벌려는 듯이 일부러 길게 답을 했다. 자정이 가까와 오자 여당 원내대표는 밥먹을 시간도 안주냐며 의장에게 거칠게 항의했다. 이른바 여당의 “필리밥스터”라는 황당한 사태가 벌어졌다. 해임안 표결처리에 반발하여 여당대표는 정의장이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했다며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정의장이 죽든 자신이 죽든 끝장을 보겠다며 기염을 토했다. 다른 여당 의원들도 동조해서 밖으로 뛰쳐나가 반공멸공 시위를 하듯이 정의장을 규탄하고 사퇴할 것을 요구하였다. 뜬금없고 우스꽝스런 허세일 뿐이다. 표결처리는 핑계일 뿐 국정감..
처음으로 식구들을 데리고 나들이에 나섰다. 오래된 동무가 사는 동네에 가서 산에도 올라보고 온천에도 다니면서 며칠 쉬었다 올 생각이었다.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다가 뒷간에 갈 일이 생겼다. 길게 바닥까지 내려앉은 소변기는 특별할 것이 없었다. 그런데 소변기 밑에 사방 30cm가 되는 타일이 한 줄로 깔려서 바닥에서 높이 1cm 정도가 되는 턱을 만들고 있었다. 소변기에서 타일 끝까지의 거리가 아주 묘해서 적당히 타일을 밟고 있으면 서 있기가 불안했다. 볼 일을 보려면 어쩔 수 없이 완전히 타일 위로 올라가야 했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소변기 가까이에 가도록 했다. 이런 뒷간을 전에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난다. 이런 만듦새는 말하지 않고도 그 뜻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소변기를 깨끗하게 쓰라느니, 소변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