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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언론에 오르내리는 사건에서 검사의 수사·기소와 판사의 판결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지난 21일 검찰은 김학의씨의 출국금지과정에 문제가 있다면서 법무부를 압수수색했다. 이른바 “별장 성접대”의 주인공인 김씨가 재수사를 앞둔 2019년 3월 인천공항을 통해 도망가려다가 들통난 사건이다. 당시 김씨 본인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던 일을 2년 가까이 묵혀두었다가 느닷없이 꺼내 대놓고 소동을 벌이는 까닭은 무엇인가? 그럼 탈출하는 줄을 알면서도 내버려두었어야 했나? 그물망을 넓혀 범죄사실로 엮어낸다면 누가 덕을 보고 누가 다칠 것인가? 일반 시민의 출국금지절차에 흠이 있다 해도 이렇게 전방위로 뒤질것인가?

김학의, 최강욱, 정경심의 희비

지난 달 28일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업무방해로 1심에서 징역 8개월형을 받았다. 조국 전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해 줬다는 혐의다. 검찰은 지난해 1월 23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로 피의자 조사도 없이 최대표를 기소했다. 10월 15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공소시효를 4시간 앞두고 또 불구속 기소했다. 같은 사안을 가지고 이리 걸고 저리 건 셈이다. 깡패의 보복이 이런 것이다.

1심 판사는 조장관의 아들이 체험활동을 했지만 9개월 간 16시간은 인턴활동으로 보기 어렵댄다. 따라서 인턴 증명서는 허위랜다. 술접대를 받은 금액을 96만원으로 계산한 검사의 꼼꼼함에 비견된다. 누가 16시간을 따져 인턴과 체험활동을 구분하는가? 어느 입시사정관이 인턴 증명서를 보고 당락을 결정하는가? 설령 증명서가 허위라 해도 징역 8개월이 합당한가? 최대표가 아닌 일반 시민이 똑같은 혐의를 받는다 해도 똑같이 기소하고 판결할 것인가?

조장관의 배우자인 정경심씨는 남편의 청문회가 열리는 동안 전격 기소되었다. 피의자 조사도 없었다. 출발점인 사모펀드에 관련된 죄는 어디 가고 자잘한 입시비리만 남았다. 검찰은 공소장대로 표창장 위조를 증명하지 못했지만 판사는 정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구속했다. 반면 검찰은 자녀입시비리와 관련되어 고발되었던 나경원씨의 고소·고발 13건을 불기소처분했다. 75억대 횡령·배임으로 기소된 홍문종씨는 징역4년을 받고도 구속되지 않았다. 탈탈 털린 정씨는 증거인멸 우려가 있고 체포동의안 부결로 버틴 홍씨는 도망갈 우려가 없댄다. 어찌하여 법의 칼날은 정씨에게는 그리도 야박하게 굴고 적폐청산을 반대한 나씨와 홍씨에게는 그리도 관대하단 말인가?

공소장과 판결문으로 말한다?

흔히 검사는 공소장으로 말하고 판사는 판결문으로 말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 “말”을 납득할 수 없으니 난감하다. 검사는 조사권과 기소권으로 흥정하고 판사는 재판권으로 기분내는 것은 아닐까? 국민의 검사임을 믿어달라지만 오해를 살만한 언행을 하지 않으면 된다. 법원의 판결을 존중해달라고 말하지만 존중받을 만한 판결을 내리면 그만이다. 자신의 판단이 곧 진리가 아님을 겸허히 인정해야 한다. 공정과 균형을 잃은 법적용은 그 자체로 흉기다.

김학의의 출국금지절차를 따지려고 법무부를 뒤엎었다면 생생한 성접대 동영상을 보고도 두 차례나 불기소한 검사들은 눈알이라도 뽑았어야 했다. 그 눈뜬 장님들에게 불기소라니 누가 불편부당이라 말할 것인가? 표창장을 위조했다며 조씨의 부인을 홀딱 발랐다면 수백억대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윤총장의 처가는 쑥대밭으로 만들었어야 했다.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정씨가 4년이라면 86억 뇌물을 건네 박근혜의 국정농단을 후원한 이재용은 최소한 40년은 받았어야 했다. 2년 6개월이라니 터무니없다. 헐값에 죄를 끊어준 것이다. 유전무죄다.

국민의 상식이 헌법이다

검사는 정의를 실현하고 인권을 수호한다고 했다. 법관은 법과 양심에 따라 심판한다고 했다. 법은 시민의 상식을 표현한 것이고 양심은 그 상식을 느끼는 것이다. 법리라는 것도 그 상식을 뛰어넘을 수 없다. 검사와 판사의 결정에 의문을 갖는 것은 그들의 법적용이 국민의 상식과 거리가 있다는 뜻이다. 또 그들의 양심이란 것이 국민의 정서와 다르다는 뜻이다. 제식구 감싸기와 전관예우는 그들만의 미풍양속이다. 정치중립과 독립성을 내팽개치고 법기술을 날세워 휘두르는 그들의 비양심이다. 이런 검사와 판사의 비위를 건드렸다가는 부처님도 공자님도 목숨을 건지기 어렵다.

검찰과 법원의 자정自淨이 불가능하다면 불량품을 솎아내야 한다. 비상식 수사·기소·판결에 대하여 퇴임 후에도 권한에 비례하여 철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항상 감시하고 따지고 처벌해야 한다. 또 “영감”들의 직급을 낮추고 고위직은 선거나 공채로 임명했으면 한다. 그래봤자 국민의 머슴임을 뼈속 깊이 새기도록 해야 한다. 

인용하기: 박헌명. 2021. 비상식 수사·기소·판결을 처벌하라. <최소주의행정학> 6(2): 2.

Comment

  1. solamoo 2021.02.02 23:24

    박용현. 김학의 출금과 정의의 형평. <한겨레신문> 2021년 2월 2일.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81459.html?_fr=mt2